세탁기도 ‘세탁’이 필요하다는 사실, 아세요?

2018.09.18 15:55:57

어느 날 귀가히니 집안이 어수선하다. 거실, 목욕탕, 베란다까지 여러 물건이 널려 있다. 물건은 바로 세탁기 부속품, 이게 무슨 일일까? 베란다에 가서 보니 세탁기가 분해되어 있다. 뚜껑은 창틀에 기대 세워져 있다. 스테인레스 커다란 통은 거실에 쓰러져 있다. 욕실에서는 “칙 칙“물소리가 들린다. 낯선 사람이 작은 부속품에 묻은 때를 세찬 물줄기로 씻어내고 있다.

 

알고 보니 함께 사는 아들이 세탁기 분해 청소를 청소 전문업체에 의뢰했던 것. 낯선 사람은 청소업자. 세탁기를 청소한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세탁기는 세탁물을 세탁하는 기계인데 그 기계를 세탁한다니 무슨 말인가? 얼마 전 아내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세탁을 하니 세탁물에 검은색 찌꺼기가 묻어 나온다는 것. 세탁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세탁기를 청소하지 않고 10년 이상 사용하다보니 이상이 발생한 것. 이것은 기계고장이 아니기 때문에 제조회사 서비스 기사가 하는 일이 아니라 청소업체가 하고 있는 것. 세탁기를 분해하여 청소해야 한다는 것, 이번에 처음 알았다. 세탁기에 세제를 넣고 스위치를 작동하면 저절로 세탁기가 알아서 세탁하는 줄 알았다. 세탁기 자제가 더러워진다는 사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다.

거실에 있는 스테인레스 통은 반짝 반짝 빛난다. 사진을 찍어 두었다. 알고 보니 이미 청소를 끝낸 것. 지금 보니 분해 청소의 80% 이상이 진척되었다. 업자가 미리 찍어둔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세탁기 부속품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곰팡이와 물때가 가득하다. 이런 상태에서 계속 세탁을 하였던 것. 우리 집 세탁물에서 냄새가 나고 비위생적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 알았다.

 

세탁기 분해 청소 후 결합까지 모든 작업이 끝났다. 무려 3시간 30분이 걸렸다. 세탁기 사용에 관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에 기자의 습성을 발휘하여 인터뷰를 요청하니 받아들인다. ○○업체 최용현(44) 팀장이 조언을 준다. 세탁기 청소만 2년 6개월 간 했다고 알려준다. 그는 하루 평균 3∼4대를 청소했으니 2천 대 이상을 청소한 것이다.

 

세탁기를 분해하면 눈에 보이는 않는 통 뒷면과 옆면에 곰팡이와 물때가 붙어 있어 이것을 그대로 두면 부식의 원인이 되고 세탁 불량의 원인이 된다는 것. 세탁기가 습한 곳에 위치해 있으면 부속품 부식이 빨리 일어나니 세탁기를 벽에 붙이면 아니 된다고 한다. 세탁기도 숨 쉴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두어야 세탁기 수명이 오래간다고 한다. 고농축 세제라든가 섬유 유연제가 100% 배출이 안 된다고 한다.

분해 청소 주기를 물으니 아기가 있거나 빨래가 잦은 집은 1년에 한 번, 보통 2∼3년에 한 번 정도가 좋은데 집집마다 다르다고 한다. 주부들에게 세탁기 사용 팁을 요청하니 첫째 식초 한 컵을 넣고 작동시켜 곰팡이 제거하기 둘째, 세탁기에는 세탁물을 용량의 반 정도 넣기 셋째, 세탁기문은 항상 열어 놓아 건조 상태 유지하기 등을 알려준다.

 

우리 국민들의 세탁기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는 세탁기는 분해할 수 없고 청소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세탁기 청소를 하지 않으면 심할 경우 하수구 냄새가 난다고 한다. 청소 요청 가정 대부분이 아이를 기르고 있거나 흰옷에 물 때 찌꺼기가 나오는 집이 많았다고 한다. 세탁기 사용시간이 많은 집이 청소 대상 집이라는 이야기다.

 

세탁기를 청소한 후 소비자의 반응을 물었다. 세탁기를 분해했을 때 부속에 붙은 곰팡이와 물때에 놀라고 청소 후 처음 구입했을 때처럼 만들어 놓으면 고마워한다고 한다. 자연히 세탁기 교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 세탁물에 냄새가 없어지고 세균과 곰팡이가 제거되니 자연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세탁기 관리방법 요령을 제공해 주는 것도 하나의 보람이라고 전한다.

 

끝으로 세탁기 고장 없이 오래 쓰는 법을 물었다. 고무 받침을 이용해 세탁기를 수평으로 놓아야 하고 빨래감은 적정량을 넣어야 한다는 것. 세탁기 용량이 15kg 이라면 8∼8.5kg 세탁물을 넣으라고 한다. 가루세제와 고농축세제 사용량을 줄이라고 조언한다. 세제가 강력해 플라스틱이나 철제 부속의 부식 원인이 된다는 것.

 

세탁물에 이물질이 묻어 나오거나 냄새가 날 경우. 세탁기 분해 청소가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세탁기도 세탁이 필요하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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