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욕, 말하는 동시에 가장 먼저 듣고 쓰는 동시에 가장 먼저 보며, 스스로 자신의 뇌에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정보의 발견’의 자료에 따르면, 욕을 하는 이유로 습관적으로(25,7%), 남들도 하니까(18.2%),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17%), 남들이 만만하게 볼까봐(8.2%),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비웃기 위해(4.6%)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초4~고3) 학생들의 ‘학교폭력 경험 및 인식’에서 피해유형별로 학생 천 명당 피해응답 건수는 언어폭력(8.7건), 집단따돌림(4.3건), 스토킹(3.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유형별 비율은 언어폭력(34.7%), 집단따돌림(17.2%), 스토킹(11.8%) 등의 순이며, 학교급별 공통으로 언어폭력, 집단따돌림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언어폭력이 34.7%로 가장 높은 피해유형으로 파악되었으며, 언어폭력이 학교폭력과 연계되어 발생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어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욕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있다. 실험참가자들에게 총 12개의 단어를 제시하고 잘 듣고 기억나는 단어를 말하게 했는데, 제시되는 단어에는 긍정단어, 부정단어, 금기어(욕), 중립단어로 주어졌다.(자유, 청춘, 이기다, 퇴화하다, 잔인함, 우울, *같다, *발, 지*하다, 항만, 주변, 걸다)
총 12개의 단어 중 어떤 단어를 기억하는지 질문을 던졌는데,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이 “단어를 잘 기억하려고 하다가 욕이 나오는 순간 앞 단어가 잊혔다”라고 답했다. ‘욕’은 다른 단어들보다 4배나 강하게 기억되며, 분노, 공포 등을 느끼게 하는 ‘감정의 뇌’를 강하게 자극하며 ‘이성의 뇌’의 활동을 막는다. 화를 내고 욕을 할 때 만들어지는 갈색의 침전물을 모아 쥐에게 주사했더니 쥐가 죽었다고 한다.
이처럼, 욕은 인간의 뇌를 자극하고,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고 일선 학교에서 욕하는 학생들을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잘못하면 학교폭력으로 연결되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학생과 교사 모두의 언어순화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부모와 교사의 언어를 듣고, 쓰고, 보고, 느끼면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교사가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학생들의 욕설을 해소할 수 있다.
언어폭력을 예방하는 스마트한 지도방법도 필요하다. 시대가 변해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욕설을 사용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문자나 통화내용이 언어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인지하고 대처해야 한다.
부모의 가정교육(밥상머리교육)이 학생의 건전한 언어사용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부모가 욕을 사용하면 자녀도 욕을 사용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자녀의 올바른 언어습관을 위해 부모는 순화된 말과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학교는 학생 체험위주의 언어순화 운동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학생이 스스로 실천하고 행동하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선플달기운동본부에서 실시한 언어순화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0%이상이 본인의 언어순화와 학교폭력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지랄 총량의 법칙’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호응을 받고 있다. 사람에게는 타고난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는데, 사춘기에 다 떨고 가는 사람, 뒤늦게 떨고 가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죽기 전까지 반드시 남은 양을 다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부모들은 애써 태연해하고 위안을 찾는다고 한다. 허나, 바람직하지 못한 언어사용은 결국 모든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매년 10월 9일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한글날이다. 학교폭력의 시발점은 올바르지 못한 언어사용에서 비롯된다. 언어폭력을 해소하는 언어순화교육은 학교현장에서 정착되고 촉진되어야할 인성교육이며, 지속적인 한글사랑 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