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말 쓰기’ 수업사례 의뢰를 받고 제일 먼저 고민한 것은 ‘과연 학생들이 진심으로 자신의 언어생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을까?’, ‘우리가 함께한 활동이 정말 <고운 말 쓰기 수업>이라는 주제에 합당했을까?’ 여부였다. 또한 ‘우리가 변하기는 한 걸까?’,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등 수많은 의문이 들었다. 정확하게 ‘이것이 변했다’고 하지만 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수업과 학교생활에서는 스스로 자정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발견되었기에, 11월호에 이어 ‘내가 듣고 싶은 말하기 수업’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내가 듣고 싶은 말하기’ 수업
다시 한 번 ‘내가 듣고 싶은 말하기 수업’을 소개하자면 ‘학생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그들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업은 우리의 언어생활 둘러보기, 자신의 언어습관 파악하기, 자신이 듣고 싶은 말 말하기라는 세 가지 큰 틀에서 진행됐다. 수업 결과물은 ‘한글날 교육주간 특별수업시간’에 발표했으며, 다소 긴 기간 시간 동안 교육의 주체들이 준비·실행·성찰하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준비했다. 더불어 수업에서 결과물을 내놓은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여러 캠페인 활동과 크게는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영향을 미치는 ‘나비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비록 다양한 수업구조와 패턴 등 이론적 근거가 뒷받침된 수업은 아니지만, 학생과 교사의 고민이 녹아 있는 ‘내가 듣고 싶은 말 말하기’ 수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 내가 듣고 싶은 말 분석하기
학생언어문화개선 선도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관심을 둔 항목은 ‘학생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었다. 학생들에게 묻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검색도 해봤다. 1등은 ‘실패해도 괜찮아’, 2등은 ‘잘하고 있어’ 등 여러 설문 결과가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설명하자 ‘아아, 그렇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맞다. 정답은 없다. 상황에 따라 아이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은 각각 달랐다. 그때, 학생들이 뜻밖의 말을 건넸다. “선생님, 이런 얘기해주는 어른이나 심지어는 친구들도 없어요! 그래서 우리도 안 하는 것 같아요”라고. 때마침 수업단원은 국어 1-1 ‘문제해결을 위한 토의활동’이었고, 국어 시간마다 번호순으로 칠판에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적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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