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배낭 꾸리기·푸드 마일리지 계산 등 생활 속 소재 활용

2018.12.03 10:21:49

영양교육 활성화 심포지엄
 
변화하는 영양수업 호평
재미있는 아이디어 속출
“학부모들이 더욱 반겨요”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영양수업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최근 트렌드에 맞게 STEAM(융합교육)을 활용하는가 하면, 신체놀이를 통한 영양교육·식생활 개선이 시도되고 있다.
 

사단법인 대한영양사협회(회장 조영연)가 주관한 ‘2018년도 학교영양·식생활교육 활성화 심포지엄’이 지난달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영양교사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이 담긴 다양한 수업사례가 공개됐다.
 

황지현 부산 용수초 영양교사의 ‘교과수업과 연계한 영양·식생활교육 사례’ 발표에서는 동료 영양교사들과 함께 영상으로 제작한 ‘영양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열량이 높은 과자의 TV광고 제한’과 ‘가공음료로 2명 중 1명은 당 섭취기준 초과’ 등의 내용을 담은 이 영상은 영양교사들이 직접 제작한 것이다. 이들은 아나운서, 기자, 시민 등의 역할은 물론 촬영, 편집까지 수행했다.
 

‘간식, 현명하게 선택하기’를 학습주제로 진행한 수업에서 ‘영양뉴스’는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게 황 교사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쉽게 접하는 간식들이 건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잘 선택해 섭취하는 것은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한 조건이 된다는 것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간식 분류하기’,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 ‘간식배낭 꾸려보기’ 등을 모둠활동으로 진행해 적당량의 간식을 먹는 태도 실천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했다.
 

 

이날 ‘2018년도 학교 영양·식생활교육 공모전’ 시상식도 열려 우수 수업사례로 선정된 영양교사들이 수상했다. 최고상에 해당하는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수상작이 대표 수업사례로 소개됐다.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임혜란 인천가정초 영양교사는 ‘STEAM교육을 적용한 푸드 마일리지 수업’을 발표했다. PPT 자료를 통해 ‘푸드 마일리지’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와 계산법 등을 간략하게 알려준 뒤, 모둠별로 ‘도전! 푸드마블’ 게임을 통해 구입한 10가지의 식재료로 비빔밥과 후식을 완성하는 식이다. 모둠별 학생들이 완성한 결과물이 학습지 형식으로 게시되면, 가장 합리적인 구매를 했다고 여겨지는 학습지에 스티커를 붙여 투표로 우승팀을 정한다.
 

‘푸드마블’은 세계여행을 보드게임으로 만든 보드게임 ‘브루마블’을 응용해 임 교사가 직접 고안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보드게임을 수업에 접목시켜 흥미를 이끈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임 교사는 “단순히 흥미위주의 게임 활동으로 끝날 수 있는 만큼 활동 결과물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시간 확보는 필수”라며 “스티커 대신 개별 포스트잇을 제공해 짧게라도 의견을 적어서 투표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귀띔했다.
 

 

농림부장관상을 받은 홍지영 강원 임곡초 영양교사의 ‘목마른 좀비’도 학생들에게 인기 높은 캐릭터인 좀비를 활용해 쉽고 즐겁게 ‘당 줄이기’를 익히고 실천할 수 있도록 고안돼 호응을 얻었다. 복잡한 교구제작이나 준비 등의 번거로움 없이 누구나 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당이 하는 일과 당 과다섭취의 문제점을 학습한 후 평소 학생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 속의 당을 찾아본 후 예상과 달리 당이 과다 포함된 음료들을 마시고 있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해 건강한 음료를 섭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학생들이 ‘좀비’, ‘탄산음료’, ‘물’의 역할을 나눈 후 좀비가 물을 만나 사람으로 환생하는 심화활동은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수업에 대한 흥미와 참여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는 평을 얻었다.
 

송진선 전국영양교사회장은 “오늘 발표된 우수사례들은 학생의 올바른 식습관 확립은 물론, 학교 영양·식생활 교육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이는 학부모들이 더욱 원하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만큼 영양교사들은 학교급식에 대한 업무수행 뿐 아니라 영양교육 전문가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만들고 기회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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