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생활하다보면, 사람들은 다양한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나말고도 누군가 신고하겠지”, “잘못했기에 맞고 있겠지”, “맞을만한 이유가 있겠지”, “난 저 상황이 전혀 관심없어”, “그래도 괴롭힘은 나쁜거야” 등으로 방관자의 모습을 띄게 된다.
1964년 3월 13일 새벽 미국 뉴옥 퀸스 지역 주택가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강도에게 살해됐다. 35분이나 계속된 살인 현장을 자기 집 창가에서 지켜본 사람은 모두 38명이었으나 이들 중 어느 누구도 키티 제노비스를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오직 숨진 뒤에 이들 중 한명이 뒤늦게 경찰에 전화를 걸었을 뿐이다. 검거된 범인은 “불빛은 켜져 있었지만, 왠지,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올 것 같지는 않았어요”라고 답했다.
상당한 충격을 던져준 이 사건은 이후 ‘제노비스 신드롬’으로 불려졌으며, 목격자가 많을수록 책임감이 분산돼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이 적어져 도와주지 않고 방관하게 되는 심리현상을 의미한다. 이른바 ‘방관자 효과’ 또는 ‘구경꾼 효과’라고도 말한다.
또한, 미국 컬럼비아대학 빕 라타네와 뉴욕대의 존 달리는 정말로 “집단적 위기 상황에서 정확하게 책임질 사람이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대학생들이 모여 토론하는 방에서 한 학생이 갑자기 간질 발작을 일으킬 때 실험 참여자들이 도와줄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는데, 방에 한 사람만 있을 때 그가 도와줄 확률은 85%였던 반면, 5명이 있을 때는 고작 31%(총 실험에 참여한 72명)에 불과했다.
즉,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많을수록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은 적어지는 ‘책임감 분산’이 발생하는 것으로 ‘방관자 효과’가 실험으로 입증이 된셈이다.
2017년 ‘학폭 현장 방관자’를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한 김동희 성신여대 간호학과 교수팀은 "서울의 한 중학교 1∼3학년 4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폭력 현장에서의 방관자는 괴롭힘에 가담하는 학생, 아웃사이더 ,피해자를 옹호하는 학생의 3개 그룹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방관자로 있다가 괴롭힘에 가담하는 학생들의 경우 남학생일수록, 하급생일수록, 학업 성취도가 낮을수록 상관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고, 아웃사이더로 분류된 학생들은 폭력 상황을 회피, 무시, 부인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를 옹호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자존심, 높은 공감능력, 뛰어난 사회문제해결능력, 선생님과의 좋은 관계, 괴롭힘에 대한 낮은 부정적 인식, 괴롭힘 당하는 것에 대한 적은 걱정 등이 특징으로 꼽혔다.
이 같은 방관자 유형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공감능력, 교사와의 관계, 괴롭힘(학교폭력)에 대한 태도(생각), 괴롭힘에 대한 걱정 4가지를 꼽았다.
학교에서는 어울림프로그램, 어깨동무, 학폭예방교육 운영학교 등 다양한 학교폭력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폭력 현장의 목격자인 대다수의 학생들이 목격한 내용에 대해 방관하지 말고 신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지 않고 방관자는 법적인 처벌 또는 학교 자체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학교폭력법 제20조(학교폭력의 신고의무)에 따르면,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된 자는 학교 등 관계 기관에 이를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
종종 학교폭력에서 가해학생과 어울리기는 했지만 학교폭력에 가담하지는 않았거나, 가해학생이 폭력을 행사할 때 본인은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음에도 가해학생과 함께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를 당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형법에서는 타인의 범죄를 방조할 경우, 형법 제32조에 정의된 종범으로 처벌될 수 있으며, 종범은 정범에 준하는 처벌을 받게 되므로, 학교폭력에 대한 방조(방관)이 인정될 경우 가해학생과 동일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학교폭력 방관자에 대한 처벌이 지나쳐서 현재는 방관자라고 하더라도 범행에 깊이 관련이 없는 단순 방관자라면 행정심판에서 방관자에 대한 처벌을 취소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대단위·집합형 학폭예방교육에서 벗어나 단위학교 특성에 맞는 사이버폭력 예방 활동, 언어폭력 예방 및 언어문화개선 활동, 학교폭력예방 또래활동, 회복적 생활교육 활동, 평화교육 활동 등 교과교육과정, 창의적체험활동에 녹아든 예방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목격하고 방관자에 그쳐, 학교폭력으로 처벌이 된다. 학생들이 방관자가 아닌, 떳떳한 신고자가 돼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에서도 수많은 방관자(목격자)를 고려한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