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창가에서] 인사철에 생각하는 '절대반지'

2019.02.12 09:11:05

영화 ‘반지의 제왕’은 절대반지에 대해 모두를 지배할 사용자의 욕망을 계속 증폭시켜 타락시키는 저주 같은 능력으로 묘사하고 있다. 권력은 손잡이가 없는 양날의 감이다. 권력은 인간의 여러 가지 내면적인 모습과 갈등 양상을 두고 행사된다.
 

성공했을 때 찾아오는 위기

 

진시황을 도왔던 이사(李斯)는 쥐 두 마리를 두고 인생의 지혜를 얻게 되었다. 어느 날 이사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쥐가 나왔다가 이사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도망을 갔다. 그 후, 초나라에서 곡식 창고지기를 맡던 중에 나타난 또 다른 쥐는 이사를 봐도 안중에도 없었다. 이사는 이 상황을 보고 생각했다. ‘사람이나 쥐나 마찬가지다.’
 

재소자처(在所者處)라는 말이 있다.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자기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는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숙하지 못하다”고 충고한다. 가정에서의 리더, 학교의 리더, 국가의 리더 등 모든 리더들은 그들의 선택과 결정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권력은 겸손하게 행사하라고 주어지는 것이지 그 힘을 남용하거나 즐기라고 주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리더는 나 자신이 과연 권력을 남용하는 부분은 없는지, 자리가 힘이라고 생각하여 구성원들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섬김을 받는 것은 아닌지, 자기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이 옳은 것인지 묻고 또 묻고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리더로서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리더로서 선택하고 결정하는 모든 일들이 공동체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잘 되어나갈 때에는 더욱 겸손하게 나가야 한다. 그것은 겸손해야지 마음먹는다고 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높일 때, 상대방의 장점을 찾을 때 주어지는 ‘선물’이다. 항상 기억해야 하는 것은 내가 이 자리에 선 것은 나 혼자 힘이 아니라 나와 함께 하고 나를 돕는 나의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이스버그’라는 말이 있다. 보이는 것은 10%뿐이고 보이지 않으면서 받쳐주는 90%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뜻이다. 나와 다른 지혜를 가진 사람들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했는가를 자찬한다면 공로주의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직위나 계급이란 그럴 만한 자격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겸손한 자세로 주변 살피길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선한 권력도 언제든 악의적 권력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서 권위가 나타나기를 원하지만 권력과 권위는 다른 것이다. 권력은 외적인 힘에 의해서 형성되지만 권위는 내적인 강함이 밖으로 뻗어나가는 것이다. 항룡유회(亢龍有悔), 폐쇄적 권력과 일방적 통치의 끝은 비참하다.
 

인사발령 시즌이다. 권력자에게 부탁하건대 남의 눈에서 피눈물을 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은 절대반지를 얻는 일보다 버리는 일이 더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음을 되돌아 봐야 할 때다.

전재호 한국교원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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