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민, 수목원을 만들다’ 참시민토론회 열기

2019.03.28 09:10:42

2022년 1월에 개장할 수원수목원에 대해 나처럼 관심이 높은 사람이 있을까? 내 고향은 수원이고 60년 이상을 수원에서 살았고 수원수목원을 아침마다 바라다본다. 수원에 대해 애정이 있으니 나야말로 ‘참시민’이다. ‘진짜 시민’이라는 뜻이다. 26일 오후 3시, 수원시청 중회의실에서는 제8회 참시민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 ‘참시민’이란 ‘참여하는 시민들의 민주주의’라는 뜻이다. 헉, 그러고 보니 ‘진짜 시민’은 시정에 참여하여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분들인 것이다.

 

수원엔 참시민이 많았다. 중회의실이 꽉 찼다. 좌석만 채운 것이 아니라 수원수목원 조성에 대한 관심과 열기도 높았다. 나만 수원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특히 수목원이 들어서는 율천동, 구운동, 화서2동 주민들이 수원 제1호 공립 수목원에 대해 의견 제시가 많았다. 그러면서 수목원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기도 하였다. 수목원과 공원의 차이점을 분명히 인식하는 자리가 되었다.

 

토론 참가자들의 수원수목원에 대한 정책투표 설문조사도 온라인으로 하였다. 수목원에 바라는 것 네 가지가 제시되었다. ①이용자 편의를 위한 주차장 확보, ②시민참여형 프로그램 제공, ③수목원 연계한 주변환경 정비, ④녹색일자리 창출. 토론회 전후 확 바뀐 것이 있다. 부동의 1위는 ②번 이었는데 2위였던 주차장 확보가 4위로 밀려난 것이다. 교육의 힘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수목원에 오려면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선진국민 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오늘 특강 주제는 ‘수목원 조성의 의미와 역할’. 정원설계 전문가 김봉찬 대표가 나왔는데 부제가 ‘지금 수목원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왜 하필 이 때 수목원이 등장했는가? 그는 세계의 수목원을 보여주면서 수목원은 종수집, 연구, 보전 및 전시, 교육을 통해 문화를 선도하는 기관이라고 말한다. 수목원의 기능을 이야기한 것이다. 토론회 시민 의견인 호수 위 분수대 설치, 짚라인 설치 등은 관람객 유치에 목적을 둔 것인데 염태영 시장은 ‘수목원은 돈이 목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수목원의 한계와 문제점으로 수목원을 단순히 잘 꾸며진 정원이나 공원 정도로 간주하는 경향, 장식적인 요소와 이벤트에 집중하여 감동 받을 만한 공간을 만들지 못함, 조성 및 관리 운영 등과 관련하여 축적된 경험과 전문적인 기술 부족을 꼽았다. 1970년 이후 조성된 국내 수목원 중 그 설립 목적에 적함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수목원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금 수원수목원이 진정한 수목원으로서 가야할 길을 제시한 것으로 보았다.

 

그는 수원수목원에 제언도 하였다. 국내수목원의 질적 향상은 물론 국제적인 수준으로 격상하는 기회를 만들어 달라. 자연 생태교육과 정원 예술을 결합하여 진정한 수목원 문화를 발전시켜라. 원예와 조경 등 관련산업의 역량을 재충전하게 하고 더 나아가 도시재생 및 관광산업에 기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는 시민들에게 당부한다. “수목원 준공으로 기반공사는 마무리 되지만 진정한 수목원 조성은 그 때부터 시작된다.”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100년 앞을 내다보라는 뜻이다.

토론회에선 수원시장의 진행으로 전문가 네 분이 나와 시민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구운동 주민자치위원회 이재현 고문은 수변 산책로 유료화와 통행 제한을 걱정하였는데 이영인 공원녹지사업소장은 시민들의 산책로는 보장하겠다고 답변했다. 율천동 송정국 주민자치위원장은 수목원 주변 전선 지중화와 대중교통 연계노선을 건의하였다. 이득현 수원그린트러스트 이사장은 녹색 일자리 창출로 녹색 복지를 이루어달라고 부탁했다.

 

수원수목원. 천천동 일월공원 일대에 101,500㎡(축구장 14개 규모)로 들어선다. 겨울정원, 맛있는 정원, 장식정원, 건조정원, 숲정원, 초지원, 습지원, 빗물정원의 테마가 선보인다. 수원수목원의 특징은 ‘더 살아 있는 자연을, 수원시민의 일상 속으로’ 125만 수원시민의 생태랜드마크로 조성된다. 광교산, 칠보산 등과 연계한 지역거점 수목원이 된다. 도심형 수목원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

 

수원시는 시민이 참여하는 수목원을 만들려 하고 있다. 그리하여 오늘처럼 참시민토론회도 일월공원입구에는 현장 창구인 소통박스 4호를 열어 시민들의 의견을 받고 있다. 찬성, 반대, 문제점, 개선사항 등을 제시할 수 있다. 전문가 특강을 듣는 수원수목원 라이브러리도 다섯 차례에 거쳐 운영한다. 수원수목원에 관심이 있는 시민은 4월 25일, 5월 11일, 6월 5일 특강에 참여하면 된다.

 

오늘 참시민토론회에서 참시민의 참의미를 알았다. 시정에 참여하여 수원시의 발전을 위해 의견을 제시하고 반영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나도 제안 하나를 써 냈다. 수목원에 학교 교육과정을 접목시켜 현장학습이 이루어지게 하자는 것이다. 토론회에 참석해 보니 잘못된 오해는 순식간에 풀린다. 올바른 정보가 귀에 쏙 들어온다. 나의 이익보다는 수원시민의 이익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수원 전역을 숲세권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녹색도시를 만들자는 이야기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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