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창가에서] 수업기술자를 경계한다

2019.04.18 15:38:33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워크숍에서 현장 실무 중심의 수업기술을 배우는 연수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고, 이에 대한 기술은 교직 경력에 관계없이 배우고 싶어 한다. 학생들의 호기심과 탐구심을 자극해 학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우월한 수업 없어
 

실제로 토론 학습, 협동 수업, 거꾸로 수업, 하브루타 수업, 프로젝트 수업, 비주얼 싱킹 등의 교수법은 교사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런 것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면 교사는 수업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법 적용에 급급하게 된다. 이런 기술들은 무수한 변인들을 극복하고 만들어진 교수법이다. 극복의 맥락이 고려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어느 것도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러한 교수법 강의는 오히려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축시킬 우려도 있다.
 

일반화된 교수법은 오랜 경험과 특별한 노력으로 교육과정을 체계화하고 수업을 효율화하면서 얻은 결과다. 수업 전문가인 교사라면 자신의 실천을 구조화하고 이를 통해 이론의 합리성을 생성하고 터득해야 한다.
 

가장 좋은 수업기술은 학생의 성향을 고려하고 설계한 것이다. 학생들은 개인화가 중시되면 자기 주도성이 활성화되어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게 된다. 학습자의 연령, 흥미, 능력 등 일반적 특성부터 학습에 대한 탐구력까지 고려해 성공의 경험으로 연결할 수 있는 수업기술이 필요하다.
 

물론 다른 교사들이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탐구하고, 이를 토대로 적절한 교수법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정도는 필요하다. 그러나 교수법은 좋은 수업을 위한 수단이어야지 그것이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자칫 이론의 정교함에 압도된다면 교사의 수업 역량은 성장하지 않는다.
 

우리는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통해 배울 수 있다. 그들은 세계 진출에 필수로 여기는 외국인 멤버나 영어권 출신의 교포가 없다. 유명 기획사가 배출한 그룹도 아니다. 그런데도 세계에 이름을 떨쳤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산만의 고유의 색깔로 승부를 걸었다. 진솔한 메시지로 노래를 했다. 모두가 지상파로 눈을 돌릴 때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들의 길을 개척했다.
 

나만의 수업기술을 찾는 노력

 

지금은 학습지 등 수업 콘텐츠 제작도 고민할 필요가 없다. 교과서를 만든 출판사에서 제공하고 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도 쉽게 도움을 받는다. 이런 마당에 내 것이 아닌 남의 수업 방식에만 얽매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교사로서의 역동성과 충만성을 잃어버린다. 외부에서 파생된 수업기술을 따라 다니다보면 수업이 업무가 되고 결국 지치게 된다.
 

교사로서의 ‘나’가 없다면 전문성은 물론 주체성, 자율성마저도 없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한다. ‘나’라는 존재가 교실 속에 존재해야 의미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다. 학생들의 다양성과 교실의 복합성을 고찰하고 경험으로 배우는 교사가 돼야 한다. 거기에는 나만의 수업기술을 갖는 것이 핵심이다.

윤재열 경기 천천고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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