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연구하는 선생님

2019.05.02 16:28:14

발표대회 이모저모

 


[한국교육신문 김예람․김명교 기자]  경인교대 경기캠퍼스는 발표준비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온 참가교원들로 북적였다. 완연한 봄기운 덕분에 캠퍼스 곳곳에서는 햇볕을 만끽하며 삼삼오오 연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고대혁 경인교대 총장은 “봄꽃보다 연구하는 선생님이 아름답다”고 환영했다.
 

올해는 인성교육 분과가 38편으로 가장 많은 편수가 출품됐다. 그중에서도 특히 ‘행복감’, ‘행복공동체’, ‘행복 역량’ 등 제목에 ‘행복’이 포함된 연구물은 총 16편으로 교사들이 인성교육 연구에 있어 행복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성교육 분과 심사위원은 “학교폭력, 교권침해 등 갈수록 삭막해지는 학교 현장에 대한 반영”이라며 “특히 학생, 학부모들의 관계성 회복에 중점을 둔 인성교육 연구들이 눈에 띄었다”고 분석했다.
 

제7회 공감나눔 페스티벌도 열렸다. 올해는 ‘현장교육 연구 방법과 수업실천 사례’를 주제로 진행됐다. 제55회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정상채 경기 중흥고 교감은 ‘현장교육연구의 이론과 실제’를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다년간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교원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보고서 작성 노하우를 전수했다. 정 교감은 “연구대회에 출전하지 않더라도 수업 프로그램을 일기처럼 기록해두는 것이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구 보고서의 얼굴인 제목(주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제는 연구 내용의 전체를 요약한 ‘요약 중의 요약’이라야 한다”면서 “독립변인(방법)과 종속변인(결과)의 관계가 명료한 게 좋다”고 말했다. 출품 시 유의해야 할 점도 조언했다. 우선, 분과를 선정할 때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사소한 실수로 표절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보고서 내용은 자신의 문장으로 표현하고 출처를 명확하게 드러내야 한다. 참고 문헌은 그때그때 메모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질적 연구로 현장연구 보고서 쓰기’를 주제로 강의한 정현철 전북대사범대부설고 교사는 양적연구에서 질적연구로 변화하고 있는 연구 트렌드를 강조했다. 그는 “질적 연구는 현장 교사들의 다양성을 인정해주고 여러 가지 교육 환경에 대해 자율성을 갖고 이해하는 연구”라며 “오늘날 교육현장의 문제를 극복하고 개선하는 데 질적연구가 기여할 역할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표본과 모집단에 관심을 갖는 양적연구와 달리 질적연구는 학생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갖고, 연구 과정에서도 수정과 적용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면서 “자료 수집과 분석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구성원 간 검토, 동료 간 협의 등을 통해 자료의 진실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장 사례 통한 질적 연구 이뤄져야

 

심사위원 말·말·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방과후학교 업무는 학교 현장에서 어려운 업무에 속하기 때문에 이 분과에서 1등급 후보가 두 작품이나 나온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두 작품 모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내실화를 위해 학교 구성원 전체가 똘똘 뭉쳤다. 학교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다방면에 능력 있는 교사들이 강사로 활약했다. 덕분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시스템화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과학=치밀하게 재구성한 교육과정과 진실성이 보이는 실행 과정 등이 돋보이는 작품이 많아 심사가 어려웠다. 단순히 과학에 대한 흥미보다 기초 과학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과학의 기본 활동인 실험을 강조한 점도 좋았다. 과학 분야에도 VR과 드론 등 스마트기기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눈에 띠었다.  

 

▨수학=현장 연구에 동기를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점은 높이 산다.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만 많이 했다는 생각이다. 학교 현장의 문제를 발견하고 나선 해결할 방법을 고안하고 실천해 결과를 내놔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연구가 제대로 진행됐다고 보기 어렵다. 사례 연구를 추천한다. 선행 연구나 보고서를 참고할 때도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 1등급을 받은 작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참고해선 안 된다. 

 

▨외국어=영어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의사소통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 주를 이뤘다. 특히 영어 핵심역량을 키우는 활동을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했다. 교원들의 역량이 높아 연구 수준도 높아졌다는 생각이다. 학교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유아교육=교육 현장을 연구하는 것이 대회의 취지인데 양적 연구가 많은 점은 아쉬웠다.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질적 연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현장 연구의 한계이긴 하지만, 연구 대상과의 비교 집단이 없는 부분도 아쉽다. 현장 연구에 대한 초점을 학습자에게만 맞추곤 한다. 하지만 연구 과정에서 교사도 분명 성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습자뿐 아니라 교사가 성장한 부분도 함께 밝혀주면 좋겠다. 

 

▨특수교육=특수교육이야 말로 질적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소감문이나 인터뷰 등 학생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미세한 부분까지 관찰하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교육적 관점에서 학교 안에서 특수학급이 어떻게 잘 연계될 것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춘 부분이 의미 있었다.

 

▨인성교육=소규모학교에서 이뤄진 연구물들이 특히 많이 출품된 점이 인상 깊었다. 연구 시도는 좋으나 ‘이름 짓기’에 너무 매몰돼 오히려 많은 연구들이 천편일률적인 구성을 하고 있는 점이 아쉬웠다. 오히려 이론적 근거를 탄탄하게 세우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김예람·김명교 기자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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