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나타난 농부와 지렁이
[한국교육신문 김예람김명교 기자] ○…이번 자료전에선 밀짚모자를 쓴 농부와 작물, 지렁이까지 등장했다. 김형태·김동욱·김용부 경기 군자초 교사는 ‘미래의 도시농부를 키우는 스쿨 스마트팜 체험키트(실과)’를 소개했다. 직접 안심 먹거리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IOT 기술을 접목해 식물 성장에 필요한 최적의 조건을 찾아 코딩으로 경작 환경을 제어할 수 있게 구성했다. 김형태 교사는 “식물이 잘 자라는 환경을 찾고 코딩하는 과정을 통해 자발적인 배움이 일어날 수 있게 했다”면서 “직접 식물을 돌볼 수 없는 방학에도 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영 경기 양평동초, 한형석 경기 연천왕산초 교사는 교실에서 친환경 농업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지렁이 화수분으로 지.구.별 5E-UPCYCLING(실과)’을 출품했다.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에서 친환경 농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기 위해 버려지는 쓰레기로 지렁이 화수분을 제작했다. 음식물 쓰레기는 지렁이 먹이로 활용하고 플라스틱 통에 구멍을 뚫어 지렁이 화수분으로 재활용했다. 김진영 교사는 “친환경 농업을 설명할 때 동영상으로만 보여주는 데 한계를 느껴 방법을 고민했다”며 “먹이를 두면 위로 올라가는 지렁이의 습성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준비한 자료 아낌없이 나눠줘
○… 심사를 마친 후 다른 참가자의 자료를 살피는 교원들이 적지 않았다. 수업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발견하면, 거리낌 없이 다가가 궁금한 점을 묻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서영아 전북 창오초 교사의 ‘놀이로 배우는 수와 연산 종합선물세트(수학)’도 지나가던 참가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수학 수업에 게임과 놀이를 도입해 흥미와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생들이 직접 조작하면서 수와 연산의 개념을 익힐 수 있게 ‘돌아라, 곱셈 사이클’ ‘구구단 돌림표’ 등을 선보였다. 평소 관련 수업을 고민하던 교사들의 나눔 요청이 이어지자, 서 교사는 심사에 활용하려고 준비한 자료를 아낌없이 내어주기도 했다.
‘SEWING KIT로 바느질 달인 되기(실과)’를 출품한 신수연 대전신흥초, 천선미·김미경 대전목양초 교사는 자료전에 참가한 동료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OHP 필름으로 만든 기초 바느질 7종 키트를 준비했다. 수업 시간에 활용할 수 있게 플라스틱 바늘과 실, 단추, 사용설명서까지 곁들였다. 김미경 교사는 “자료전에 참가한다고 했더니 ‘아무리 좋은 자료도 수업할 때 활용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활용 가능한 키트를 준비해왔다”며 “일반화, 현장 적용성이 강점인 자료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유아교육 화두 ‘놀이 학습자료’
○… 유아교육·통합교과 분야에서는 2019 개정 누리과정을 반영한 경향이 뚜렷했다. 출품작 8점 가운데 6점이 ‘놀이’를 화두로 삼았다. 특히 임기근·하석기 경북 부림초, 정성준 경북 악양초, 황가원 경북 남산초 교사의 ‘만지고, 놀면서, 꿈꾸는! K·E·Y DREAM(키드림) 진로체험 놀이학습자료’가 눈길을 끌었다. 영유아와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놀이형 직업 체험 자료로 에어 풍선으로 제작한 체험 놀이 공간 ‘꿈집’, AR·VR로 진로와 직업을 체험하는 ‘꿈방’ 등을 소개했다. 이 자료를 활용하면 외부에 나가지 않고도 역할 놀이를 하면서 직업 탐색을 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은 농산어촌 지역 학교에서도 현장감 있는 진로교육이 가능하게 구성됐다.
이외에도 김현숙 경북 남산초병설유치원, 김은숙 경산서부초병설유치원 교사는 ‘원더플! 따로 또 같이 유아 중심 놀이 자료’를 출품했다. 김혜진 경기 진위초산대분교장병설유치원, 윤혜경 경기 서탄초병설유치원 교사는 ‘자연놀이로 나 쑥쑥! 벗 자람! 숲 사랑! 열매를 맺자’를 소개했다.
‘정치 현안 체험’ 작품도 인기
○…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고 무관심한 ‘정치’에 흥미를 느끼고 우리 삶과 밀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할 수 있는 작품도 눈에 띄었다. ‘특명! 위기에 빠진 정치를 구하라!(사회)’를 출품한 박종택‧김동균 경기 장파초, 안현주 경기 왕배초 교사는 국회와 정부, 법원까지 학생들이 직접 정치현안을 체험하고 토론할 수 있는 보드게임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국회 체험에서는 정당을 선택하고 국회의원이 돼 법안을 제시한다. 투표로 법안을 상정한 후 상대 정당을 설득하는 것이다. 통과되면 지지율은 10%가 올라가고 1년을 뜻하는 4바퀴를 돌면 임기가 만료되며 가장 많은 의석수를 보유한 정당이 승리한다. 게임을 통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대화와 타협을 통한 토론, 사회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는 것이다.
‘스마트 어린이국회로 소‧확‧행 가꾸는 민주시민 되기(사회)’를 출품한 조효상 경북 산양초, 제갈정 경북 영순초, 최성진 경북 호계초, 권상현 경북 점촌초 교사도 학교규칙이나 법률 등을 제안해 개의에서 법안표결까지 전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교재 및 보드게임 등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