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어느 날이었다.
그날은 아침부터 힘든 날이었다.
새벽녘부터 두 살배기 딸아이가 울어서 아침을 설친 날
별거 아닌 사소한 일로 아내와 다툰 날
주차장에 삼중으로 되어 있는 이중주차를 낑낑대고 밀던 날
도로공사로 인하여 평소 30분이던 출근길이 50분으로 길어진 날
허겁지겁 교실로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우리 반의 시끌벅적한 소리
거리는 20m 앞이지만, 몸은 벌써 교실에 와있는 것 같았다.
커지는 소리만큼 에너지가 충전된 아이들과의 결전을 생각하니,
괜스레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교실 문을 열자, 아이들은 내가 없는 틈을 타, 마음껏 떠들고 있었다.
“조용히 하세요!!”라고 소리를 치려는 순간
우리 반 남자아이 한 명이 쪼르르 달려와서
“선생님 어디 아파요? 선생님, 정말 보고 싶었어요!!!”
한마디를 내 품에 안기면서 해주었다.
모든 짜증과 피로감을 날려주는 한 마디였다.
아침부터 있던 불편함과 차가움이 없어지고,
몸과 마음이 따뜻함으로 가득 찼다.
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받은 온기를 나누어 주고 싶었다.
우리 반 한명 한명 모두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 주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덕에, 밖은 추웠지만, 우리 반은 따뜻하였다.
만약 이 한마디가 없었더라면, 나는 아이들에게 그날 하루,
나의 불편함 마음과 피로감을 투사했을지도 모른다.
따뜻한 말 한마디
이 한 마디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나의 온기를 나누어 줄 수 있다.
추위가 코앞으로 다가오는 지금,
어렵지 않은 한 마디로, 동료 선생님, 학교 아이들에게
따뜻함을 나누어 주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