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소송 절차상 하자 유형

2019.12.05 10:30:00

학교폭력 사건이 소송으로 가면 가해학생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그런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해당 조치가 적절한지 등 본질과 관련 없는 절차상 하자(위법)가 주된 쟁점이 되며, 이를 이유로 취소가 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지난 7월 11일 자 헤럴드경제 기사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1~6월) 기준 서울행정법원에 제기된 학교폭력 관련 소송 47건 중 15건이 선고되었는데, 그중 9건을 가해학생이 승소하였고, 승소 이유가 모두 절차상 하자라고 한다. 법원이 인정하는 학교폭력 소송 절차상 하자의 유형을 알아보자.

 

1.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구성의 위법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13조(자치위원회의 구성·운영) ① 자치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5인 이상 10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하여야 한다. 다만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부모대표를 선출하기 곤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된 학부모대표를위촉할 수 있다.

 

최근에 제기되는 거의 모든 학교폭력 재심·행정심판·소송에 약방의 감초로 등장하는 절차상 하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라고만 함) 구성의 위법성이다.「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13조 제1항은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3조(자치위원회의 구성・운영) ① 자치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5인 이상 10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하여야 한다. 다만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부모대표를 선출하기 곤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된 학부모대표를 위촉할 수 있다.

 

학부모위원을 선출하기 위하여 별도의 학부모전체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음으로 보통은 학년 초에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학부모총회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하고, 중간에 위원이 교체되는 경우에는 학급별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한다. 그런데 법원은 학부모위원을 선출하는 과정을 매우 엄격하게 본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구성상의 위법은 지금까지 많은 판례가 축적되었고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가. 사전에 학부모위원 선출을 공지하지 않은 경우

학부모총회를 하기 전에 학부모위원을 선출한다는 사실을 가정통신문이나 공고 등의 방법으로 안내하지 않고 학부모총회 당일에 학부모위원을 선출하면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인천지방법원 2018구합52437 판결문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중학교에서는 학부모총회 개최를 통지하면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 선출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안내도 하지 아니하였고, 학부모들로부터 제출받은 학부모총회 참석 여부를 표시하고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위임하는 내용의 문서 양식에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 선출 부분을 누락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에 따라 ○○중학교 학부모들은 학부모회의 임원이나 학교운영위원회의 학부모위원을 선출한다는 사실만 알았을 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을 선출한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한 채 학부모총회 참석 및 의결권의 위임 여부를 결정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학부모총회에서 선출된 위 3명의 학부모위원은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적법하게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볼 수 없다.

 

나. 무투표당선으로 선출한 경우

학부모총회를 할 때 직접선거 또는 투표로 선출한다고 공지한 후, 선출하려는 위원수와 입후보한 후보자수가 같아서 무투표당선으로 선출하면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서울고등법원 2017누80839 판결문

③ 피고는 입후보한 학부모위원이 위촉 대상 학부모위원 수와 동일할 경우에 입후보한 위원들의 소견발표나 그들에 대한 찬반투표 없이 그들을 학부모위원으로 선출하였고, 이와 같은 선출은 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학부모위원 선출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를 마련하여 이를 공고까지 하였으나 그와 같은 선출 절차를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입후보한 학부모위원들에 대한 소개나 소견발표가 없는 경우 학부모들이 이들에 대하여 찬반 등의 의견을 개진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위 각 학부모총회 당시 입후보한 학부모위원들에 대한 소개나 소견발표 절차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입후보한 학부모위원이 위촉 대상 학부모위원 수와 동일하더라도 선거 절차를 거치는 경우 반드시 학부모위원으로 선출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주의할 점은 ‘무투표당선’으로 선출하면 항상 절차상 하자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학부모총회 전에 선출하려는 위원 수와 후보자 수가 같으면 무투표당선으로 선출한다고 안내하고, 학부모총회 당일에 참석한 학부모들의 동의를 구하여 위촉하는 것은 절차상 하자가 아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17구합14408 판결문

앞서 본 인정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 제1항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5인 이상 10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학부모대표를 선출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는 같은 법이나 그 시행령 등에 아무런 규정을 마련하지 않는 점, ② 피고는 자치위원회 학부모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공고에서 선출예정 학부모위원 수를 6명으로 정하고, 후보자 신청을 받으면서 후보자의 수가 예정된 인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초등학교 전체 학부모의 직접선거로 선출함을 알린 점, ③ 피고는 신청을 받은 결과 후보자의 수가 선출 예정 인원의 수와 동수인 이유로 투표를 거치지 않고, 전체 학부모의 1/10 이상이 참석한 이 사건 학부모총회에서 후보자들을 소개한 후에 위 후보자들로 학부모위원을 구성하는 것에 대하여 참석자들의 전체 동의를 얻어 학부모위원으로 선출하였는바, 위와 같이 학부모총회의 결의에 따라 선출된 학부모위원은 「학교폭력예방법」이 정한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라고 봄이 상당하고, 그 절차에 있어 사전에 공고된 내용 또는 학교폭력예방법 등 관계법령에 위반되는 어떠한 절차적인 하자를 발견할 수 없는 점, ④ 원고 ○○○은 위와 같은 절차를 통하여 학부모위원으로 선출되어 자치위원회에서 약 8개월간 활동해온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자치위원회는 적법하게 선출된 학부모대표들로 구성된 것이라 할 것이고, 달리 그 구성이 위법함을 인정할 증거가 없음으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위와 같이 학부모위원을 무투표당선으로 선출하였으나 사전에 후보자 수가 예정된 인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직접선거를 한다고 알리고, 학부모총회 당일에 동의를 구하여 선출한 것은 적법하다고 인정된 판례도 다수 존재한다.

 

​다. 학년별 학부모총회에서 선출한 경우

인원수가 많은 학교는 학부모총회를 하루에 하지 않고 학년별로 나누어 할 수 있다. 이때 학년별로 학부모위원 수를 할당하여 선출하면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81090 판결문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은 학급별 대표가 학년별로 모인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되었을 뿐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학부모전체회의 또는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학년별로 학부모대표로 선출할 인원을 정한 다음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 학부모대표를 선출할 권한을 위임하기로 정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도 없다. 나아가 설령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 학부모위원을 선출할 것을 위임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학교폭력예방법이 자치위원회 학부모위원의 원칙적인 선출 방법으로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보면,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가 아닌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 학부모위원의 선출을 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예외적으로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하는 경우에도 학급별 대표들이 ‘직접’ 학부모위원을 선출하여야 할 것이고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 선출 권한을 다시 위임하는 것도 같은 취지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은 학교폭력예방법 등에 따른 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으로서 위촉대상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자치위원회는 학교폭력예방법에 규정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구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위 판결에서 재판부는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 학부모위원 선출을 위임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으며,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선출하거나 예외적으로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에서 인원을 할당하여 선출하는 것(예를 들어 학년 대표회의에서 각 2명씩 선출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라. 곤란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데 학급별 대표회의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한 경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13조는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선출하기 곤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할 수 있다는 예외를 두고 있다. 이때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의 선출이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인정된 판례도 있다.

 

서울행정법원 2019구합59721 판결문

① 이 사건 학부모위원이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되었다는 증거가 없다. ② 피고가 2018. 3. 16. 학부모전체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학부모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부모대표를 선출하기 곤란한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이 사건 학부모위원이 선출되었다는 증거도 없다. ③ 오히려 이 사건 학부모위원은 학부모전체회의 이후에 학부모대표들로 구성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선출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방법이 민주적 선출 절차라고 볼 수 없음으로, 이 사건 학부모위원에게 전체 학부모들을 대표하는 대표성이 확보되었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위 판결에서 재판부는 학부모총회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할 시간이 없어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한 것은 ‘곤란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학부모대표회의도 실제로 하지 않고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추천을 받아 선출한 것은 적법한 절차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위와 달리 학기 중에 학부모위원을 다시 선출하는 경우에는 학부모전체회의(학부모총회)를 개최하기 곤란한 사유가 인정되어 학부모대표회의 선출이 적법하다고 판시한 판결이 있다.

 

2. 자격이 없는 사람이 자치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함

자치위원 자격이 없는 사람이 위원으로 참여한 경우에는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자치위원회 위원의 제척·기피 및 회피) ① 자치위원회의 위원은 법 제16조, 제17조 및 제18조에 따라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요청하는 경우와 분쟁을 조정하는 경우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해당 사건에서 제척된다.

1. 위원이나 그 배우자 또는 그 배우자였던 사람이 해당 사건의 피해학생 또는 가해학생의 보호자인 경우 또는 보호자였던 경우

2. 위원이 해당 사건의 피해학생 또는 가해학생과 친족이거나 친족이었던 경우

3. 그 밖에 위원이 해당 사건의 피해학생 또는 가해학생과 친분이 있거나 관련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②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자치위원회를 개최하는 경우 또는 분쟁이 발생한 경우 자치위원회의 위원에게 공정한 심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분쟁당사자는 자치위원회에 그 사실을 서면으로 소명하고 기피신청을 할 수 있다.

③ 자치위원회는 제2항에 따른 기피신청을 받으면 의결로써 해당 위원의 기피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기피신청 대상이 된 위원은 그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다.

④ 자치위원회의 위원이 제1항 또는 제2항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스스로 해당 사건을 회피할 수 있다.

 

가. 담임교사가 자치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한 경우

담임교사는 학생과 밀접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애착을 갖게 되므로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어서 제척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담임교사가 자치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한 경우에는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광주지방법원 2013구합2402 판결문

I는 이 사건 회의 당시 의결 대상 학교폭력 사건의 피해학생 중 1명인 H의 담임교사이고, 원고의 담임교사는 아니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담임교사는 한 학년 동안 해당 반에 소속된 학생의 학업, 교우관계 등 학교생활 전반을 가까이서 지도하면서 학생이 학교생활을 잘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담임교사는 학교의 다른 교사들이나 학생들보다 해당 반에 소속된 학생과 밀접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애착을 갖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와 같은 담임교사와 학생과의 관계, 그 밖에 D 중학교 자치위원회는 다른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가해행위 당시 피해학생의 담임교사는 위 제3호의 제척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자치위원회 위원으로서의 의결권을 주지 않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I는 이 사건 회의의 의결 대상인 학교폭력 사건의 피해학생들 중 1명인 H의 담임교사로서 H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위 제3호의 제척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나. 상담 및 조사업무를 수행한 전문상담교사가 자치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한 경우

요즘 가장 핫한(?) 주제이다. 상담 및 조사 업무를 수행한 전문상담교사(전담기구 구성원임)가 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한 것은 자치위원으로서 업무수행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보장된다고 할 수 없고, 학교폭력사건에 대한 조사 및 보고, 심의 구조에 비추어 자치위원으로서의 자격이 없음으로 해당 위원이 심의에 참여한 것은 절차상 하자라는 판결(서울행정법원 2018구합76200)이다. 해당 판결은 2018년 12월 7일 선고되었고 학교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위 판결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학교폭력 전담기구가 사안조사를 하는데 사안조사에 참여한 전담기구 구성원이 자치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하는 것은 자치위원회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므로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사유 때문에 형사 절차에서는 수사 및 공소제기를 하는 검찰과 판단을 하는 법원이 분리되어 있다. 하지만 학교폭력 사안처리의 경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학교에 구성되어 있고 학교가 사안조사를 담당하므로 이는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다행히(?) 지난 8월 2일 법률이 개정되어 2020년 3월 1일부터는 교육지원청에 있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심의하므로 이 문제는 내년부터는 자연스럽게 해결되게 되었지만, 현재는 거의 모든 학교폭력 관련 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는 절차상 하자이다(대부분의 학교는 교감·생활부장이 전담기구와 자치위원회 위원을 겸하고 있다).

 

3.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방어권을 침해함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될 때 가해 관련학생(피신고학생)에게 자치위원회가 개최되는 사유 즉, 해당 학생이 한 학교폭력 행위를 알려주어야 한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⑤ 자치위원회는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조치를 요청하기 전에 가해학생 및 보호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때 가해 관련학생에게 무슨 사유로 자치위원회가 개최되는지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고 자치위원회를 개최하여 가해학생으로 결정했다면 방어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서울행정법원 2018구합 69769 판결문

학교폭력예방법이 가해학생 및 보호자에 대하여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규정의 취지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취하기 전 당사자에게 변명과 유리한 주장을 하거나 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위법사유의 시정 가능성을 고려하고 조치의 신중과 적정을 기하여 가해학생 측의 방어권을 보장하고자 함에 있다. 그러므로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5항에 규정된 ‘가해학생 및 보호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적정한 절차’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기 전에 미리 가해학생 및 보호자에게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구체적인 사실(이는 자치위원회 회의 개최의 원인이 된 학교폭력의 일시・장소・행위내용 등이 특정된 사실을 의미한다)을 통지하는 것이 당연히 전제되어야 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학교폭력사안처리 가이드북에 따르면 가·피해학생은 자치위원회가 결정하고, 자치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는 ‘관련학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것과 자치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학교폭력이라고 신고되어 자치위원회가 개최되는 사유’ 즉,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는 관련학생의 행위’를 고지하는 것은 별개이다. 가·피해가 명확한 경우에는 문제되지 않으나 쌍방폭력 또는 따돌림과 같은 지속적이고 불분명한 학교폭력에서는 이것이 매우 중요한 쟁점이다.

 

A가 B를 신고하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었는데 자치위원회가 A도 가해학생으로 인정한 경우, 따돌림과 같은 지속적이고 은밀한 괴롭힘으로 신고하였는데 구체적인 가해행위 내용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해학생의 방어권 침해로 절차상 하자가 인정될 수 있다.

전수민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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