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리더와 마음속의 도덕률

2019.12.17 09:04:47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진정한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국가가 위태로울 때는 나라를 걱정하는 원로나 리더가 등장하여 국민적 지지를 얻고 위기극복의 선두에서 애국심을 발휘했던 역사가 무색하다.

 

그렇다면 지금은 국가적인 위기가 아니란 말인가? 연일 저마다 언론에선 국정 전반의 위기를 부르짖고 경제조차 최악의 상황이라고 앞 다투어 아우성인데 그것이 바로 가짜뉴스이고 언론 조작이란 말인가? 이 시대에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으며 과연 이 땅에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등의 어두운 곳에 밝은 등대 불을 비추어 주고 희망에 찬 길을 제시하는 진정한 지도자는 없단 말인가?

 

요즈음 베트남은 전 국민이 잠을 들지 못하고 희망에 차있다.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그토록 꿈꾸던 동남아시아 경기(SEA 게임) 우승을 60년 만에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번 승리는 경제⋅사회⋅문화 발전에 영감을 줘 베트남을 강국으로 건설하게 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베트남 총리가 말하기도 했다.

 

여기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이방인 축구 지도자 박항서 감독이 그 중심에 있다. 박 감독의 성공신화가 베트남 민족의 잠재력과 성장 동력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게 하였다. 한때 우리도 그런 적이 있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2002년의 히딩크 감독을 기억하는가? 모두가 기술력이 부족하다 고 진단할 때 히딩크는 체력이 문제 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체력을 보강하기 위한 체계적인 훈련을 병행했고 악습과도 같은 팀의 전통적인 문화를 전반적으로 새롭게 일신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아는 바와 같다. 그는 우리 민족의 힘을 결집하고 희망을 준 진정한 리더였다.

 

성공의 기억을 심어주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존경심이 우러나오는 리더를 갖는 것은 축복이다. 박 감독은 히딩크 감독처럼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는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았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성과도 없고 리더도 안 보이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이처럼 성공한 스포츠 리더에게서 작은 영감이라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필자는 한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스스로 나아지려는 국가적인 노력은 자신을 돌아봄에서 비롯된다. 오늘, 이달, 그리고 올해에 자신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냉철하게 성찰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일찍이 칸트가 자신의 묘비명으로까지 가져다 썼던 “깊이 반성할수록 경의와 예찬으로 내 마음을 가득 채우는 게 두 가지 있으니, 하나는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이요 다른 하나는 내 마음속의 도덕률이다”라고 말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무언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 성찰을 통해 밤하늘의 별을 세듯 잊혀가는 도덕성을 돌아보는 것이 인간 본성을 되찾는 길이요 이 시대의 리더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덕목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은 결국 마음속의 도덕률을 망각한 탓이다. 특히나 정치권이 그렇다. 모든 것이 혼돈과 아수라장이고 반듯한 정도(正道)가 없으며 오직 당리당략, 기득권 수호에 혈안이 되어 있다. 도덕성을 상실한 상태로는 이 나라의 정치권은 물론 모든 분야에서 지도자의 출현은 기대하기 어렵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무기력과 ‘영혼 없는 존재’들만이 가득한 상태에서는 국가의 어떤 발전도 도모할 수 없다. 미국 철학자 존 롤스의 “한 쪽에 큰 이익을 주더라도 다른 쪽에 큰 고통을 준다면 사회의 전체 효용이 증가하더라도 정의가 아니다”는 말은 이 시대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지도자에게는 진정한 마음속의 도덕률을 회복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던져 준다. “악은 자기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순간 뿌리 내린다”는 어느 미국 시인의 말은 이 시대 진정한 리더가 마음속에 새길 도덕률의 종합이라고 생각한다.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교감 hak0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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