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기의 大처방, 투표권

2020.03.30 09:57:34

요즘 우리는 일찍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국가의 위기가 그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질병이 창궐하고 그 속에서 많은 희생을 치른 이력은 많지만 지금처럼 전 국민에게 공포를 유발하며 인간을 격리하고 시설을 봉쇄하며 모든 학교가 휴업하고 직장은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실생활에서의 인간관계에 사회적 거리 두기는 가히 충격적이다. 나라 밖으로는 팬데믹(대유행:pandemic) 선언에 이르러 국가 간의 경계가 차단되어 이동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었다. 어느 국가의 지도자는 국민의 70%가 감염의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런 위기의 시기에 국가마다 전시(戰時)임을 선포하고 치열한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각국의 대응을 보면서 위기 극복은 국가의 실력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엔 단호하고 지혜로운 정책으로 감염극복에 성공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나라도 많다. 그것은 곧 국민에 의해서 위임된 위정자들의 능력이기에 우리는 다가오는 4.15 총선에 관심을 집중한다.

 

매번 선거철이면 정치에 관심이 고조된다. 정치는 국민의 생활과 땔 수 없는 필수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플라톤은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급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다”고 경고했다. 우리의 정치가 그렇다. 시대가 변해도 거의 달라지지 않고 이제는 실망의 수준을 넘어 분노와 혐오를 유발하고 있다.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단지 자신과 정당의 기득권만을 앞세워 민생은 뒷전이고 직무유기를 일삼는 우리 정치인의 의식구조와 한심한 행태는 ‘고인 물은 썩는다’는 자연 순환의 원리를 크게 일깨우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국민의 직접 참여와 강력한 권리행사를 통해서 정치의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국민의 대변자라는 허울 좋은 가짜 정치꾼을 솎아내야 하는 일이 급선무다. 왜냐면 늦으면 늦을수록 국민의 삶은 피폐해지고 그들의 노예로 사는 길을 연장하기 때문이다. 이제 선거일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최근의 국내 한 칼럼니스트의 말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런 와중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뭔지도 모르고 상대 선수 빼고 선거 룰을 바꿨다가 뒤늦게 ‘의병’ 운운하며 선거를 코미디로 만드는 정당의 후안무치, 비례대표의 중요성을 그렇게 역설하더니 정의와 공정이 뭔지 헷갈리는 인물을 비례대표 1번으로 세우는 정당의 위선을 말하는 건 공연히 입만 아프다. 속만 더 터질 뿐이다. 필자는 여기에 덧붙여 과거 정권의 무능과 부패, 구태의연한 정치의 틀을 죽었다 깨어나도 버리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양심과 부끄러움을 저버린 이합집산의 행태도 함께 주목하고자 한다.

 

사실 이 땅의 우리 국민에게 지금이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더 큰 위기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위기는 늘 위정자들이 만들었고, 그 위기를 극복하는 건 늘 국민의 몫이었다. 지금이 바로 또 다른 그때이다. 이제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 땅에 진정으로 국민을 대변하고 유능하며 일하는 국회를 이끌어 나갈 우리의 대변자로 정치를 탈바꿈할 때다. 여기엔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국민 의식의 강화가 필수다.

 

국내적으론 무능한 국가 지도자 탄핵의 빌미를 제공한 보수 정권이나 촛불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진보 정권이나 우리 국민이 선택한 결과이다. 세계적으론 최강국마저 민족주의를 앞세워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국가의 굴기를 내세워 세계제패를 꿈꾸거나 과거 전쟁할 수 있는 제국주의로의 부활을 꿈꾸는 이웃 나라가 있다. 그들이 좋은 지도자인지 아닌지는 코가 석 자인 우리가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좋은 지도자와 정치인을 선택하는 국민의 의무를 뼈저리게 인식하고 저급한 위정자들의 노예로 살지 않기 위한 자구책이 필요하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지금과 같은 국가 위기에서 국민의 고통을 덜고 국가를 안정시킬 대(大)처방은 투표권밖에는 없다. 이를 통해서 진정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하는 역량이 탁월하고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며 국민을 통합의 길로 이끄는 정치인을 선택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 길임을 명심하자.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교감 hak0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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