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계의 철옹성, ‘생강’으로 코로나19 예방

2020.05.25 10:43:07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는 5월인 현재까지도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역사회 및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치료제와 백신을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개발이 요원해 보이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권하는 마스크 착용 및 손 씻기, 생활 속 거리두기 등의 수칙들을 잘 지켜 자신과 타인을 보호하고 예방할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건강을 유지해 감기 및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수면 및 균형 잡힌 식단, 몇 가지 건강기능식품 등이 면역력 증진에 유익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식재료 및 한약재로 사용되는 ‘생강(生薑)’ 또한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번 호에는 우리 선조들이 예로부터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받아왔던 ‘생강차(生薑茶)’를 활용해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찬 기운 완화…감기·위장에 효과

 

생강(生薑)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식재료 및 향신료로 잘 알려져 있는 생강(Zingiber officinale Roscoe(생강과 Zingiberaceae))의 신선한 뿌리줄기이다. 생강은 감초, 대추와 더불어 한방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한약재 중 하나로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구역감을 가라앉히며 피부의 땀구멍을 열어 차가운 기운을 완화시켜 한방 감기약 및 위장약의 구성성분으로 두루 사용돼왔다. 찬 음식을 먹은 뒤 생긴 설사나 소화불량의 증상, 차멀미, 감기 초기의 오한 등에 효과가 좋기 때문에 특별히 감기 초기 증상과 위장증상이 함께 있을 경우에 매우 안성맞춤인 약재라고 할 수 있다.

 

생강의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6-gingerol이 있다. 또 생강과 성분의 차이가 약간 있긴 하지만, 생강이 가진 여러 약효성분들을 함유하고 있으면서도 장기간 보관해 복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건강(乾薑, 말린 생강)도 감기증상 및 위장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을 떠올릴 것이다. ‘면역력’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기도 하고, 여러 매체 및 제품 홍보 등을 통해 쉽게 접하게 되는 말이지만,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의 사전적 의미는 외부에서 들어온 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에 저항하는 힘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사실 중의 하나는 열이 나고 콧물과 가래가 나오고, 목이 아픈 등의 감기 증상을 병원체가 직접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병원체 침입 초기 기선제압의 왕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러한 증상은 우리 몸이 병원체들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치열한 싸움의 과정이다. 초기에 이 싸움이 커지지 않도록 얼마나 잘 대응해내는가, 혹시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면, 얼마나 끝까지 잘 싸워 이겨내는가를 면역력의 척도로 생각할 수 있겠다. 병원체가 인체에 침입하려 할 때, 초기에 기선제압을 해 애초에 싸움이 격렬하게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증진 시키기를 원하는 ‘면역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단계에서 도움을 주는 한약재가 바로 ‘생강(生薑)’이다. 
 

생강은 먼저, 병원체가 우리 몸(주로 상기도)에 들어오기 위해 세포에 달라붙어서 침입하려 할 때, 그 침입 자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우리 몸은 병원체가 들어오려고 할 때 초기부터 인터페론이라는 방어물질을 분비해 병원체가 세포를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생강은 이 기능을 촉진시켜 병원체의 침입에 대응할 수 있게 해 준다. 생강의 이러한 기능은 병원체의 침입 이전에도 유효하므로, 침입에 대한 방어나 초기 대응뿐만 아니라, 예방의 기능까지 할 수 있음이 실험을 통해 밝혀져 있다. 
 

한편, 생강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성분들은 대부분 향이 있는 오일(Oil) 성분으로, 휘발되기 쉬운 특징이 있다. 흔히 한약은 오래 달이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생강은 오래 끓이게 되면 끓는점이 낮은 오일 성분들이 대부분 수증기를 타고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전통적으로 생강, 박하, 계피 등 향이 강한 한약재들은 짧은 시간 동안만 달이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생강을 달일 때, 이 부분만 주의한다면 향이 풍부하고, 우리 몸에도 유익한 맛있는 생강차를 음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시간 은은하게 달여야

 

차 달이는 과정이 조금은 번거로워 시판용 생강차나 생강청, 진저에일 등의 음료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시판용 생강차의 대부분이 설탕 및 첨가물이 포함돼 있으며, 진저에일 같은 음료는 대부분 생강향 등의 향료만 포함돼 있을 뿐이다. 최근 마트나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품용 생강은 세척이 잘 돼 있고 친환경 무농약인 제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으므로 번거롭더라도 직접 달여먹는 것이 생강이 첨가된 음료보다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더 좋은 품질의 생강을 구하고자 한다면, 의약품용 생강이 있다. 생강과 건강은 아주 흔한 식품이지만 동시에 의약품에 대한 법전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약전’과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실려있는 엄연한 의약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강차를 마시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앞서 언급한 면역력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임을 고려할 때, 중금속, 잔류농약, 이산화황, 이물질 등의 여러 시험을 통과하고 여기에 더해 생강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성분인 6-gingerol 성분의 유무를 확인하는 시험(건강의 경우 유효성분이 일정량 이상이 함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정량시험)을 통과한 규격품용 생강을 사용해 생강차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규격품용 생강(또는 건강)은 가까운 한방 약국에서 한약의 전문가인 한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김성용 대한한약사회 학술위원장 

 

 

생강차 달이는 방법
 

생강의 1회 복용량은 통상 60kg 성인을 기준으로 3~10g이 적절하며, 개인에 따라 양을 조절할 수 있다. 건강으로 복용할 경우, 생강의 양의 절반 이하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 

 

*필요한 재료: 생강 10g(1일 복용량이며, 개인에 맞게 조절 가능), 물 500mL, 가정용 분쇄기 또는 푸드프로세서, 요리용 망 또는 다시백, 필요시 대추 약간

 

1. 생강을 준비해 잘 세척한다. 껍질이 있어도 상관없다. 생강을 오래 보관하기 힘든 경우, 말린 생강인 건강을 준비한다.
2. 생강을 얇게 슬라이스 하거나, 잘게 썰어서 요리용 망 또는 다시백에 넣는다. 건강의 경우, 가루로 분쇄해 다시백에 넣는다.
3. 물 500mL를 끓인 뒤, 생강이 담긴 망을 넣고 약한 불로 은은하게 30분간 달여 450mL 정도가 되게끔 한다. 생강은 휘발되기 쉬운 성분들이 있으므로 30분 정도로 짧고 은은하게 달여주는 것을 권한다. 혹시 생강차의 맛이 맵다고 느껴질 경우, 다음번에 끓일 때는 대추를 적당량 슬라이스해 함께 달여도 좋다.
4. 생강이 담긴 망을 건져내고, 달인 물을 하루에 3회 150mL씩 나눠 따뜻하게 복용한다.(2회 복용일 경우 225mL)
5. 효과를 내는 성분들이 휘발될 수 있기 때문에, 남은 생강차를 보관할 때는 차갑게 식혀 밀폐해 냉장보관하며 많은 양을 한꺼번에 달이지 않도록 한다.

김성용 대한한약사회 학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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