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무척 짜릿하고 보람찬 일이다. 사람은 필요에 의해 혹은 즐거움을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창조하며 표현한다. 이처럼 무언가를 만들고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을 메이커(maker)라 부르며, 메이커의 영역은 생활용품을 비롯하여 로보틱스, 전기 전자, 컴퓨터 등 어떤 분야나 범주에 구애받지 않는다. 메이킹(making)은 이러한 만들기 활동들을 폭넓게 아우르는 것으로, 문제 해결과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고 그 자체로 목적이 되기도 한다.
학교에서의 메이커 교육
많은 학교에서 활동 중심의 메이커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때 학생들에게 첨단기술이나 원리를 활용해 화려하고 거창한 것을 만들게 하기보다는, 부재(不在)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필요성을 인식했을 때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메이커 정신을 길러 줘야 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새롭게 창조한다는 것보다 만드는 과정 자체를 의미 있게 여기고 스스로 창조한 결과물에 대해 뿌듯함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메이커로서 주제와 디자인, 재료 등을 모두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메이킹 전 과정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갖게 해야 한다. 학생들이 유연하고 독창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떠올리면서 해낼 수 있도록 교사나 부모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열린 마음과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메이커 정신과 미래 인재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상상이 터무니없다고 말한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생각을 많이 하면 할수록 아이디어는 체계적으로 조직되고 구체화 되지만 가능과 불가능에 대해서는 생각만으로 결론지을 수 없다. 일단 만들어 봐야 한다. 원하는 것을 반영해 직접 만들기 시작하면 내적으로 구상한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즉, 부족한 점을 마주하고 보완점을 생각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발전시키고 확장해 나간 아이디어는 현실로 이어진다.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탐색하며 도전하고 실천하는 일련의 과정은 서로 다른 사고(思考)를 잇는 다리가 되고, 주체적이고 책임감 있는 삶의 태도를 갖게 한다.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대안을 탐색하고 발견하며 그중에서 최선의 것을 택하는 것은 탁월한 능력이다. 하지만 일반적이고 정형화된 선택지에서 아쉬움과 불만족을 느꼈을 때, 자신만의 것을 창조해 세상에 내놓는 것도 미래 인재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 중 하나이다. 떠오른 생각이나 의견에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실존적이고 개성 있는 아웃풋을 생산해 내는 능력이 곧 메이킹의 연장선이다.
메이커는 무엇인가를 물리적, 실제로 만듦으로써 자기 생각을 직접 전달하고 주장하며 표현한다. 일단 만들어 보자’ 같은 의지와 열정, 그 시도는 곧 사고의 표현이며 가치있는 것이다.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네’라는 생각이 생각으로 그치지 않도록, 어떤 형태로든 아이디어를 세상에 표현하고 남기고 만들어 가는 메이커(maker)가 되었으면 한다. 만들고, 창조하고, 나누고, 표현하는 것이 즐거운 놀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