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교육 길 찾기

2020.07.19 21:51:59

영국 ‘이코노미스트’에서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컬어 포노 사피엔스라 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꿔 놓아 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렵다는 보도를 하면서, 지혜가 있는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어 한 말이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95%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사람들은 거리를 걸으면서, 버스와 지하철에서도 스마트폰에 빠져 있다. 심지어 연인과 마주 보고도 정작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다. 잠들기 전에도 스마트폰을 보고, 옆에 두고 잠든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생활의 지장을 느끼고, 불안감을 느낀다.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알리바바, 삼성전자 기업을 보면, 모두 스마트폰 관련 사업을 한다. 이제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됐다. 음식 주문은 스마트폰을 들고 배달 앱으로 한다. 쇼핑도, 게임도, 은행 업무도 마찬가지다. 낯선 곳에 갈 때는 길 안내를 받고, 쉬고 싶을 때는 음악을 듣는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의식주가 가능하다.

 

공부할 때도 스마트폰은 유용하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듯이 수업 시간에 학습자가 스마트폰으로 배울 내용을 찾아다닐 수 있다. 지금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다. 교육 콘텐츠 접근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미래 교육 패러다임은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환경에서는 컴퓨터나 태블릿pc 등이 중요한 기자재이다. 하지만 이런 기자재는 구축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들고 활용 환경 조성 등이 번거롭다. 반면 누구나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은 별도 비용이 들지 않고 접근성도 뛰어나다. 학습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교육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최근 시대에서 요구하는 학습의 방향은 구성주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는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 정보를 찾아내고 이를 활용하게 되는 인포메이션 리터러시 를 가르쳐야 한다.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스스로 성취 목표에 접근하도록 수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한 몸처럼 생활했던 스마트폰을 수업 시간에 활용하면 학생이 적극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동기 유발이 가능하다. 거기에는 교과서에 없는 콘텐츠도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접할 수 없는 현실 상황을 동영상, 애니메이션, 음향 등의 통합 자료로 상황 학습이 가능하므로 교육 효과도 높다.

 

이런데도 학교에서는 스마트폰이 학습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차단하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은 문제가 많다. 게임과 인터넷을 즐기기 때문에 학습에 도움이 안 된다. 중독성이 있어서 이것도 걱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다. 일시적인 회피에 불과하다. 교사는 학생들을 사회 구조에 적응하도록 돕는 역할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은 오늘날 사회에서 필수품이고, 여러 분야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슬기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것은 당연히 학교 교육의 몫이다.

 

두발 자유화가 시행되는 것을 보고, 아이들이 머리를 기르면 외모에만 신경 쓰고, 학습을 게을리할 것이 걱정하던 시절이 있었다. 머리를 기르면 나가서 성인처럼 행동하는 일탈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완전히 기우였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교실에서 학습하는 도구로 인식을 바꿀 수 있다. 혁신적인 접근을 한다면 독창성과 창조적인 문명의 길을 연다.

 

교사와 학생이 스스로 길을 내야 한다. 고등학생 정도면 스마트폰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개인의 능력을 향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업 시간에 활용 경험을 통해 적응력을 찾고, 성장 지향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이런 성장은 자존감을 높이고 학습 및 생활에서도 긍정적인 자아 형성에 도움을 준다. 단순히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하자는 것이 아니다. 학습자 중심 교육, 자율 및 개별화 학습 등으로 바뀌는 변화의 물결을 적극적으로 이끌기 위해 준비를 하자는 것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학생들은 더 빠르게 변한다. 코로나 이후 시대는 학교 교육에도 엄청난 변화가 온다. 교내에서 서로 경쟁하는 것보다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경험을 하게 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열고 학습하는 길에 나서야 한다.

 

윤재열 수필가 tyoon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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