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2학기 개학을 앞두고 교육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격차 해소에 대해 대안을 내놨지만, 이미 벌어진 학력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1일 세종시교육청에서 ‘교육안전망 강화방안’을 합동으로 발표했다. 그 가운데 학력격차를 좁히기 위한 방안인 ‘학습안전망’과 관련해 ▲인공지능(AI) 초등수학 전면 적용 ▲에듀테크 멘토링 ▲중·하위권 고교생 학습 컨설팅 ▲학교 내 다중지원팀 및 학교 밖 학습센터 강화 ▲테크매니저 배치 및 교사 저작권 개선 추진 ▲공공 학습플랫폼 고도화 등이 주요대안이다.
‘AI 초등수학’은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AI를 활용해 수학 학습 수준을 진단하고 게임 기반 학습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한다는 내용이다. ‘에듀테크 멘토링’은 2000여명의 멘토가 4만여 명의 취약 계층 학생을 지도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는 멘토 1명당 취약계층 학생 20명 정도의 비율 구성이다.
학습능력이 부족한 고교생 3000명을 대상으로 수업 전문성을 갖춘 우수 교사 500여명이 온·오프라인 일대일 컨설팅을 시행하며, 소그룹별 맞춤형 대면 지도를 확대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내 578개교를 중심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확대를 지원한다. 교사들이 수업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원격수업 당당 ‘테크매니저’(가칭) 배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방안들은 원격수업으로 학생 간 학력격차가 벌어지는 부분에 대한 방지책이다.
앞서 6월 수능 모의평가에서도 중위권이 줄어들고 상·하위권 모두 늘어난 ‘원격수업 성적 양극화’는 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전국 초중등 교원 2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원격수업으로 ‘학습부진아 지도가 되지 않는다’ 답변이 74% 정도의 비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방안 가운데 상당수가 ‘즉시 적용’이 아닌 ‘적용 예정’이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 대부분이다. 자칫 2학기도 1학기 때와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확대도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평가원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은 비슷한 형식의 원격수업에서 쉽게 지루해 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수업방법의 다양화가 중요한 것이지 ‘실시간 확대’는 많은 교육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게 현장 교사들의 주된 의견이다. 또한 학생들의 학력 상태를 즉각 알아볼 수 있도록 학교가 학생들을 다양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평가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교총이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원 2272명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원격수업 보완을 위해 우선 필요한 조치’(2개 선택)에 대해 ‘양질의 콘텐츠 제공’(46.8%), ‘안정적 통합 플랫폼 구축’(38.3%), ‘교육과정 조정을 통해 학습내용 축소’(34.7%)를 주요하게 꼽았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전면 확대’는 11.0%로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쌍방향 수업 확대 시, 가장 큰 문제점’(2개까지 선택)을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학생의 디지털기기 보유, 조력자 도움 등 교육환경 편차’(37.7%)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학교의 IT 장비 및 네트워크 환경’(16.8%), ‘쌍방향수업을 위한 수업자료 제작’(15.5%), ‘학생 출결 등 학사관리의 어려움’(13.7%) 등이 주요 지적사항이었다.
이에 대해 교총은 “IT환경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여주기식 쌍방향 수업 확대는 학교에 성과주의를 강요하고,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며 “학내망 구축, 취약계층 학생 및 교사에 기기 지원, 양질의 원격수업 콘텐츠 제공, 교사 연수 등 실질적 지원부터 내실화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