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이 교사들의 열정 점수가 일반 취업자보다 낮게 나타난 현상에 대해 ‘고용 안정’과 ‘반복적 직무’라고 진단해 논란이 되고 있다. 원인 분석이 지나치게 자의적 해석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교사들의 열정 점수가 낮은 원인에 대해 아무런 제시 없이 연구진이 고용 안정, 반복적 직무 때문으로 ‘추측’한 것은 매우 주관적이며 전혀 타당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6일 하윤수 교총 회장은 “교사의 열정을 빼앗는 것은 교권 추락, 불공정한 교원 평가 및 차등 성과급 제도, 돌봄·방과후 학교 등 비본질적 업무 가중, 지속적인 처우 하락에 있다”며 “교권 확립과 처우‧근무환경 개선 등 교사의 열정을 되살리는 근본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직능원은 ‘일반 취업자와 교사의 직무수행 태도 비교’를 통해 12개 측정 문항 중 신뢰성·주도·친절함·규정준수 등 11개 문항은 교사가 높게 나타난 반면 유일하게 ‘열정’만 일반 취업자보다 낮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고용이 안정돼 있고 매년 반복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직무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는 교육당국, 교원단체 등이 진단한 원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최근 교직사회의 명예퇴직 증가세 원인을 봐야 교사의 열정 저하 현상을 잘 진단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 교총이 지난해 5월 전국 유·초·중·고, 대학 교원 5493명을 설문조사에서 ‘학생 생활지도 붕괴 등 교권 추락’, ‘학부모 민원 증가에 따른 고충’ 등이 명퇴의 주요 이유로 꼽혔다.
또한 교원평가, 차등 성과급제가 교직의 협력 구조를 해치고 있으며, 돌봄교실 및 방과후학교 등 업무는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교원의 업무 가중은 물론 노무, 민원 분쟁에까지 시달리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윤수 회장은 “결과만큼 중요한 것은 그 원인을 제대로 밝히는 것”이라면서 “교사의 열정이 낮은 이유에 대해 면밀한 조사와 분석이 없어 정책적 시사점을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원인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 없이 연구자가 주관적으로 고용 안정, 반복적인 직무 때문으로 귀결시킨 부분은 교사의 사기만 떨어뜨리고, 잘못된 정책 추진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교사들의 보이지 않는 인성, 진로, 상담지도와 수업 개선 노력을 단순히 계량화해 억지 평가하는 방식은 교단의 헌신과 열정을 무너뜨릴 뿐”이라며 “교원평가 전면 개선, 차등 성과급 폐지 등을 통해 교사의 자긍심을 높여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