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교육부가 사교육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자와 손잡고 ICT연계 교육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히자 교사들의 반대가 잇따르고 있다. 자신들의 활동이 사교육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교육부 이러닝과가 총괄하고 한국학술정보원이 발주한 ICT 연계 교육서비스 사업자로 사교육업체를 운영하는 ‘아이스크림미디어’와 ‘한글과컴퓨터’, ‘데이터이음’ 등의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 컨소시엄의 주축은 ‘아이스크림미디어’다.
이에 교사들은 “사교육업체와 연결된 컨소시엄 선정은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는 심판에게 선수로 뛸 자격을 부여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온다. 교사들이 활용하는 ICT 연계 교육서비스를 사교육업체가 운영·유지·관리·감리하도록 한다면 특정업체에의 주요한 사업정보가 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사교육 상품 제작 판매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회사 자체 사이트에 교사의 접속 및 활동에 대한 소비정보를 수집해 사업에 활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정부 공공 사이트가 특정업체에 사업 정보를 몰아주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처사라는 게 교사들의 목소리다.
이에 교원단체들은 “ICT 연계 교육서비스는 사교육과 무관한 기관에 의해 중립적으로 운영되는 오픈마켓이 돼야 한다”며 “사교육업체가 참여한 이번 ICT 연계 교육서비스 사업자 선정을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좋은교사운동 등은 2일 공동성명을 내고 “컨소시엄의 주축인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아이스크림 홈런(i-scream home-learn)’이라는 유료 학습사이트를 운영하는 사교육업체”라면서 “교육콘텐츠 제작 및 활용 관련 교사들의 경향성이 구축되는 빅데이터를 한 회사가 독점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큰 특혜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사기업에 이용될 수 있다는 불안과 불신이 있는 상태에서 교사 역시 플랫폼 이용에 주저하게 될 수밖에 없다.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어렵게 제작되는 교육콘텐츠 플랫폼이 현장 교사에게 외면당할 우려가 따른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담당자는 “사업자 선정은 조달청에서 하는 것이고 빅데이터 이용 등은 사업수행사항에 명시되지 않은 만큼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요즘 공공기관 빅데이터 관련 내용의 경우 민간에서 요구하면 공개할 의무가 있긴 하나 데이터를 통째로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특정업체가 독점할 가능성도 개연성도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