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톡톡] 소규모학교 통폐합의 길목에서

2021.02.25 15:27:53

교육부는 저출산 및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육과정 운영상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양질의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09년부터 ‘적정 규모 학교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구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최선의 대응인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 학교도 통폐합 대상이다. 2019년 분교와의 통폐합을 시작으로 인근 학교와의 통폐합까지, 최종 세 학교가 통합돼 올해 3월 신설 보개초 개교를 앞두고 있다.

 

통폐합 대상 학교들의 노력

 

적정 규모 학교 육성의 목표는 교육과정 운영과 교육환경의 질 개선에 있다. 통폐합을 이끄는 학교는 교육공동체의 안정적인 통합과 정착을 목표로 움직인다. 그 시작은 공동의 학교 비전과 교육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학교 구성원 간의 소통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대토론회와 같은 활동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학교 통폐합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다음은 공유된 학교 비전과 교육목표를 바탕으로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공동교육과정 운영은 학교 구성원들 간의 경쟁심을 낮추고 공동체성을 회복하게 한다. 이는 안정적인 통합과 정착의 기틀을 마련해준다. 
 

학생 중심 공간구성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교육환경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학교 통폐합 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학생 중심 공간구성은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학교, 지역교육청의 관심과 노력에도 통폐합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부분 규정, 절차, 예산 등과 관련된 문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통폐합의 성격을 규정하거나 주축 학교 선정, 교직원들의 인사이동 조율과 근거 마련, 공간 재구성 등 통폐합 준비만 집중할 수 없게 하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한다. 모든 에너지를 통폐합 준비에 쏟아도 모자라는데, 힘이 빠지곤 한다. 통합학교 개교를 준비하고 교육과정을 계획하는 학교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만은 학교와 교육청 담당 부서 간의 미묘한 감정 소모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복되는 어려움은 줄여야

 

앞으로도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통폐합을 위해서는 반복되는 어려움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통폐합 과정에서 필요한 규정을 명확히 정립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절차를 간소화하며 예산 확보와 활용에서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또한 통폐합을 준비하는 당사자인 학교와 구성원들이 지나친 업무와 책임감에 억눌리지 않게 해야 한다. 교육과정 운영이라는 본연의 역할과 안정적인 통폐합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인구변화라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소규모학교에 관한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김문환 경기 안성 보개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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