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는 없을까?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이르는 말 ‘수포자’. 몇 년 전, 아이들이 만든 신조어를 처음 듣는 순간 초등교사로서 안타까움과 책임감으로 마음이 불편했다. 우리 사회가 수학에 갖는(정확히 말하자면 수학 성적에 갖는) 관심과 열정이 아이들의 마음에 남기는 상처가 얼마나 깊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이제 막 학교생활이라는 긴 여정을 시작한 우리 반 아이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새로운 시작 앞에 설렘이 가득한 지금, 쉽고 재미있게 수학에 다가설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은 모든 1학년 선생님의 고민일 것이다. 우리 반 아이들이 여덟 살 인생에 처음 만나는 수학시간, 1학년 1학기 수학 1단원 ‘9까지의 수’의 수업을 준비한 과정을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우리 반 아이들 살펴보기
1학년은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 속도의 차이가 매우 크다. 학교나 지역에 따라 학생들의 특성이나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학생 실태나 환경을 진단하고 시사점을 교육과정에 반영해야 한다. 따라서 3월 한 달 동안 우리 학년, 반 학생들을 살펴보고 학습준비 정도, 심리·정서상태 등을 학급 교육과정에 반영한다.
● 학생 발달단계 확인하기 및 분석
우리 반은 남학생 12명, 여학생 9명으로 총 21명이다. 첫 등교 때, 복도에 출석번호를 게시하고 번호대로 신발장에 넣도록 했다. 21명 중 3~4명의 학생은 도움이 필요했다. 또한 가림판에 붙어있는 번호와 이름을 보고 본인의 자리를 찾게 했는데, 2~3명의 학생이 본인의 이름 또는 출석번호를 찾지 못했다.
반 전체 학생이 한 줄로 서서 뒤로 가면서 순서대로 숫자를 부르는 놀이를 했을 때, 대부분 학생이 순서에 맞는 숫자를 이야기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열일곱’ 대신에 ‘17’이라고 하거나 ‘14’라고 해야 할 때, ‘15’로 건너뛰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대부분 20 정도까지의 수 개념은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학생 한 명은 이 놀이의 규칙을 이해하지 못했다. 두세 번 반복하며 친구들이 하는 모습을 본 뒤, 놀이에 잘 참여했다.
맞춤법이 완전하지는 않으나, 소리 나는 대로 쓸 수 있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단어 여러 개가 섞여 있는 중에서 자신의 이름 찾는 정도의 한글 읽기 수준을 가진 학생도 있다. 주어진 문장을 묵독하고 뜻을 이해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 더듬더듬 읽고 뜻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어, 수학보다 국어의 수준 차이가 큰 모습이었다.
교육과정 들여다보기
● 교과별 지도 시기 조정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초1·2 안정과 성장 맞춤 교육과정에서는 한글을 배우고 오지 않아도 학교에서 차근차근 한글을 가르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3월에는 입학 초기 적응활동에 집중하고 있으며, 4월 셋째 주까지 국어(한글교육)를 집중 편성하여 지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학은 4월 셋째 주부터 지도하도록 교육과정 운영 시수를 조정하였다.
●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및 교수·학습방법
성취기준은 교육과정 재구성과 평가의 실질적인 근거이다. 성취기준은 학생이 무엇을 학습하고 성취해야 하는지, 교사가 무엇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교육과정-수업-평가를 연계할 수 있는 기틀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