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2019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관련 네 차례 소송에서 전부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안종화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학교법인 경희학원(경희고)과 한양학원(한대부고)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경희고와 한대부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번 판결로 시교육청의 2019년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에 대한 1심은 완료됐다. 8개 학교가 둘씩 짝 지어 네 차례 소송을 제기해 모두 자사고가 승소했다.
앞서 2019년 시교육청은 운영성과평가에서 점수미달을 이유로 8개 자사고에 지정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자사고들은 시교육청이 새로운 평가지표를 자사고에 불리하게 변경시켜 소급적용하면서 재지정취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교육감의 재량권 남용 탓이라고 반발한 자사고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중대하게 변경된 평가기준을 소급적용한 것은 입법 취지·제도의 본질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학교 측의 5전 전승이다. 부산 해운대고는 작년 12월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같은 취지의 소송에서 이겼다. 자사고 소송은 오는 17일 예정된 경기 안산동산고 판결만 남겨두고 있다.
시교육청은 모든 소송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이다.
서울의 자사고들은 부당한 운영성과 평가였기에 예고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8개 자사고 교장들은 1심 판결이 마무리되자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희연 교육감에게 항소 포기를 촉구했다. 시교육청과의 소송전으로 교육력은 물론 학생들에게 소요돼야 할 예산이 소모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장들은 시교육청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와 교육감 퇴진 운동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들은 “조 교육감은 지정취소 처분에 사과하고 판결에 대한 항소를 즉각 철회하라.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지난 운영성과평가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고, 학생·학부모·교사·동문이 연합한 교육감 퇴진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자사고들은 교육당국의 압박으로 인해 신입생 모집 등 운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이 적지 않다. 이런 문제로 동성고가 지난달 27일 일반고 전환을 추진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 동성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면 서울에서 자사고 지위를 자진 반납한 7번째 학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