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만 15세 학생들은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독서・수학・과학 능력이 OECD 내에서 최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2000년에는 과학 영역에서 1위, 2006년에는 독서 영역에서 1위, 2012년에는 수학 영역에서 최상위에 오르는 등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먼저 독서 영역 점수가 2006년 이래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3년마다 실시하는 PISA 결과, 2006년 556점, 2009년 539점, 2012년 536점, 2015년 517점, 2018년 514점으로 내려갔다. 또 독서 영역에서 부진 학생의 비율이 2006년에는 5.7%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15.1%로 조사됐다. 이런 결과는 최근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늘고 있는 현상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독서 능력 매년 하락세
만 15세 학생들이 글을 읽을 수 있음에도 독서 영역 점수가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책을 즐겁게 읽지 않기 때문이다. 독서 능력은 수학, 과학 등 교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즐겁게 독서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더불어 독서 능력과 태도의 수준을 알려주는 ‘독서 지수’를 개발하고 학교 구성원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난 6월 4일 OECD는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상에서 리터러시 개발하기’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한국의 만 15세 학생들이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능력과 스팸메일을 식별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 출처 신뢰도 평가 능력에서 모두 최하위권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문항 중 하나는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저서 ‘문명의 붕괴’에 대한 서평을 읽고 5개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OECD 회원국 전체 학생들의 사실과 의견 식별률은 47%인 데 반해 한국 학생들은 25.6%로 나타난 것이다. 디지털 정보 출처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문항은 유명 이동통신사의 명의로 메일을 보낸 뒤 제시된 양식에 이용자 정보를 입력하는지 메일을 삭제하는지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더불어 ‘정보가 주관적이거나 편향적인지를 식별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을 받았는가?’를 묻는 조사에서도 한국은 폴란드, 브라질 등과 함께 평균 이하의 그룹에 속해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이 밝혀졌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확대해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미디어와 미디어 속 정보가 폭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그 정보를 제대로 읽고 평가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디지털 독서 능력과 더불어 디지털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역량 교육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