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창가에서] 교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

2021.09.20 09:00:20

누구나 자기의 삶이 행복하길 소망한다. 어린이든,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아니면 노인이든 각자 인생의 길고 짧음에 관계없이 삶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굳이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소환하지 않아도 인류의 역사는 ‘행복 추구’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교사는 인식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쉽지 않다. 교육은 인류 역사에서 오랜 보수성을 간직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가 갇힌 일상에서 벗어나려면 절대적으로 ‘주도적인 자세’를 지녀야 한다. 같은 일을 해도 남보다 보람을 느끼는 교사에게는 ‘본심’이 자리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한다.

 

‘자신을 위해’라고 다짐하기

 

여기엔 ‘이왕 하는 거, 즐기자’는 마음가짐이 자리한다. 좀 극단적으로 말해 ‘학생을 위하기보다 자신을 위해’라는 생각이 마음을 점령하고 있다. 교사는 의도적으로라도 즐거워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에게 기운이 전파된다. 일반적으로 ‘학생을 위해’라는 다짐에는 희생과 부담이 따른다. ‘자신을 위해’라는 다짐은 다르다. 자신을 위해 꾸미고, 즐기고, 베푸는 데는 간섭과 통제가 있을 리 없으니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학교는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된다. 어제 같은 오늘이 싫다고 해서 그 해답을 누구에게 구할 것인가. 바로 자신이다. 본받고 싶은 세상의 모든 것,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교사 자신이다. 예컨대 출근길이 연인을 만나러 가는 길처럼 느껴지길 바란다면 학교에 연인을 두는 것도 노력할 바다. 교육할 내용을 연인 삼으면 된다.

 

또 출근 후에 구수한 한잔의 커피를 마실 수 있음을 생각해 보자.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가. 오늘 할 일을 구상하는 것 역시 행복이다.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학교가 불러줌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지 않은가.

 

학교는 5년, 10년, 20년, 30년을 앞서가는 동료들이 살아있는 배움터다. 배울 바가 있으니 일단 긍정하고 도움을 청하면 된다. 좋은 교재가 사방에 자리해 배움과 도움을 청할 수 있으니,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행복은 자기주도로 만드는 것

 

좋은 재료만으로 좋은 음식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듯, 교사는 좋은 자료를 구해 전문가다운 솜씨를 발휘해야 한다. 학생은 좋은 재료로 만든 좋은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으니 교사가 요리를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솜씨 부족을 고백하며 이해를 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식당을 차리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맛없어도 참고 먹으라고 강요할 것인가? 아니다. 가르치는 대로 학생들이 무조건 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갑질이다. 학생에게 배움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 교사다.

 

교사의 하루는 공무수행이다. 정규 교육과정이든 학교 단위의 ‘합의’에 의한 시간 외 활동이든 학생이 연관된 모든 일은 공무다. 그래서 ‘학생 중심’ 사고가 기본이다. 그렇다고 해도 교사로서의 정체성만은 잃지 말아야 한다. 교사의 행복, 이는 자기주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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