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이든 아니든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목적 중 하나는 친구들과 원활한 관계를 맺으며 즐겁고 재미있는 활동을 하는 데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고 함께 공부하며 미래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능력을 자연스럽게 다지는 과정을 겪는다.
등교해도 단절감 여전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원격수업에서 학생들은 네모난 카메라 화면에 갇혀있다. 등교수업에서도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가벼운 스킨십과 장난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는 어떤 곳인지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학생이 인지, 정의, 기능 등 모든 면의 능력을 고루 갖춘 균형감 있는 인간으로 발달하도록 돕는 곳이다. 그런데 지금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인지적 측면으로 기울어져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접촉 등 방역이 강조되면서 기존의 다양한 활동이 위축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짝 활동과 모둠 활동, 실험, 실습, 체험 등을 시도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다. 코로나 사태가 2년째 접어들면서 우왕좌왕하던 모습도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정 짓지 말고 학생 입장에서 생각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는 학생의 전인발달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며 유튜브 채널(쏭쌤TV)도 운영하고 있다. 원격수업이 이뤄지는 줌 공간을 학생들이 공부만 하러 모이는 딱딱한 수업 공간으로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줌 놀이'를 시도했다. 등교수업 때는 아침맞이 활동으로 학생과 악수하는 활동 대신 '인성 가위바위보 놀이'를 했다. 교사와의 가위바위보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인성 인사법은 교사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또 자기 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하는 다양한 비접촉 팀 경쟁놀이는 유대감 형성에 도움이 됐다.
긴장 내려놓고 학생 살피자
교사로서 교육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늘 해오던 방식의 수업조차 쉽게 할 수 없어 여유가 나지 않는다. 여유가 없어지니 교사로서 꼭 해야 하는 수업에만 집중하게 되고, 시야는 좁아진다는 생각이 든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조금 내려놓고 앞에 있는 학생들의 표정과 마음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지금 관계에 목말라 있다. 교사와의 관계, 친구 간의 관계, 교육은 관계에서 시작한다. 교사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고 방역 수칙을 지키며 할 수 있는 가벼운 놀이 활동을 시도해보자. 학생들에게는 절대 가볍지 않은 큰 교육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