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칼럼] 디지털 시대, 읽지 못하는 아이들

2022.03.12 09:32:17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독서를 멀리하면서 글을 읽어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읽기 능력 성취도가 낮고, 특히 장문 읽기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2018년 조사에서 ‘축자적 의미 표상 정답률’이 2009년에 비해 무려 15% 이상 떨어져 5개 국가 중 가장 크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단어 뜻 몰라 수업 이해 불가

 

수업 시간에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기본적인 단어의 뜻을 몰라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고, ‘고지식하다’를 높은(高) 지식이 있는 사람으로 오인하는 사례도 있었다. 단어 뜻을 모르니 교과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시험 문제도 풀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 장기화로 디지털 기기에만 더욱 매몰돼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읽어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요즘 학원가에는 문해력 학원이 성행하고 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국어(읽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 국어교과 교육과정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중학교 3학년의 경우에는 2017년 2.6%에서 2020년 6.4%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고등학교 2학년의 경우에는 2017년 5.0%에서 2020년 6.8%로 증가하는 등 아이들의 문해력은 정말 심각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근 EBS에서 전국의 중학교 3학년 학생들 2405명을 대상으로 한 문해력 테스트에서도 문해력 미달 학생의 비율이 무려 27%로 나타났고, 그중에서 초등학생 어휘 수준에도 크게 못 미치는 학생의 비율이 무려 11%에 달했다.

 

문해력은 학습에 있어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필수능력이다. 하지만 갈수록 읽는 것을 기피하고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의 문해력은 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을까? 문해력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대중화된 스마트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유튜브, 카톡 등 짧은 스마트폰 영상과 콘텐츠에 매우 익숙해져 있어 글을 읽거나 제대로 써 볼 기회조차도 많지 않고, 굳이 그러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초등 저학년부터 꾸준한 관심 필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문자 학습과 관련해 독해 능력이 크게 성장하는 시기다. 따라서 또래와의 문해력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읽기를 포기하지 않도록 교사의 꾸준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전문성이 있는 기초학력 전담 교사를 증원해 학습을 지원하고 교사에 대한 전문적인 연수와 학습진단, 학습 보정, 체계적인 기초학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이우진 경기 양진중 교사 jmkang@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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