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학생 수 감소 추이를 반영하는 형식의 개편방안이 제안돼 논란이다. 이는 교총 등 교육계가 주장하는 교육재정의 지속적 확충과는 상반된 내용이어서 앞으로도 개편방안을 둘러싼 진통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4일 국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혁적 상생방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국세수의 20.79%로 연동되는 기계적인 산정방식은 재원배분의 경직성을 강화한다”며 매년 감소하는 학령인구 수와 세계 최고 수준인 초중등 교육비 지출 수준에 비해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고등교육비 지출을 예로 들며 산정방식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학급당 학생 수 감소의 원인은 대부분 학령인구의 자연적 감소에 기인한 것이었다”며 “송도나 세종시 등 일부 신도시에 과밀학급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교부금 총량 확대의 수요가 아니라 지역 간 재원 배분의 문제, 즉 구조조정의 문제”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이날 소득 증가, 물가 상승,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한 교육재정 개편을 제안했다. 전년도 교부금 총액을 금년도 예산편성 과정에서 전제한 경상 GDP 증가율로 증가시키되, 전년도 학령인구 비중 대비 금년도 학령인구 비중의 비율로 총량 증가율을 조정하자는 것이다. 그는 “이 방식을 택할 경우, 학령인구가 줄어도 지속적으로 교부금액이 증가하고, 다만 내국세수 연동방식보다는 증가속도만 축소된다”며 “현행 방식 대비 40년 동안 누적 1366.3조 원의 재정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밖에도 일률적으로 규정돼 있는 법정전출금 비율을 일반 및 교육지자체 의견을 수렴해 시도의회에서 결정하는 방식, 일반지자체의 법정전출금 및 지방교육세를 활용해 공동사업비를 마련하고 해당 시도의 교육관련 사업에 활용하는 방식 등을 추가로 제안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의에도 교육계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건드릴 것이 아니라 별도의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을 통해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노후학교, 재래식 화장실, 석면교실 등 여전히 유초중등 학교는 열악한 교육환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특성화고 육성, 고교학점제 인프라 확충, AI·메타버스 기반 교육 강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미래교육 체제로의 전환에도 수십조 원의 교육재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회계의 대부분은 인건비, 시설비, 기관운영비 등 경직성 예산이며 학생 교육활동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경비는 지금도 부족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며 “교육예산을 축소하면 경직성 경비는 손댈 수 없으니 학생들에게 투입될 예산부터 삭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