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만5세 입학’ 정책이 많은 학부모와 학생, 교원단체 등 국민적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철회되는 분위기다. 이 시점에서 단순히 취학 연령을 낮추는 게 아닌 다른 방식의 접근은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한국, 일본, 호주를 제외한 거의 전 세계가 가을학기제다. 국외 유학을 가려 하는 한국 학생들이 선호하는 북미와 유럽은 거의 가을학기제다. 동남아시아 영어권 국가인 필리핀과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
세계 흐름과 엇박자
이 때문에 우리 학생들은 해외 학교 편입, 국내 복학 과정에서 학기가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글로벌 시대임에도 한국 학생들은 1년 유급을 감수하면서 외국으로 유학가는 현실이다. 외국 학생들이 한국으로 유학을 올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 학기제를 변경하면 유급하지 않고도 자기 나이에 맞는 학년·학기에 편입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1~12월에 태어난 학생이 2025년 3월 2일에 초등학교 1학년이 된다. 미국의 경우에 주별로 입학 연령에 약간 차이가 있지만, 1월부터 12월까지의 만 5세를 1학년으로 입학시키는 게 아니라 8월~9월 이전 출생자를 가을에 입학시킨다.
한국도 이제 가을학기제로 변경하는 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2025년 신입생의 경우에 봄학기와 가을학기 입학을 모두 허용하는 것이다. 2018년 1~12월에 태어난 아이와 2019년 1월~8월에 태어난 아이를 같은 해에 입학시키는 것이다. 3월 학기에는 기존대로 입학하고, 9월 학기에 대학처럼 후기입학을 하는 방법이 있다. 교사채용, 교실 수 부족 문제가 발생하지만 교육부에서 지금부터 준비하면 점진적으로 해결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3월 학기 시스템을 세계적 추세인 8~9월 학기제로 바꾸는 문제를 이제 적극 검토해야 한다. 초등학생의 입학 나이에 대한 문제도 해결하면서, 해묵은 학기제 변경에 대한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
해묵은 과제에 종지부를 찍자
현재의 봄 학기제는 일제 강점기의 학제가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학기제 변경은 교육 인원과 예산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고 워낙 예민한 부분이라 함부로 건들기 어렵지만,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지금이 기회다.
물론 하루아침에 학기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다.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유예 기간을 두고 특정 학년도 초등 1학년 신입생을 9월에 입학시키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K-POP을 선두로 한 한류가 문화예술 분야를 넘어 인적 교류로 이어지게 하고 청년들을 해외 일자리로 진출시키려면 제도적 보완과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전 세계 학생들이 활발히 상호 교류하는 흐름에 맞춰 학기제를 손볼 필요가 있다. ‘늦었다고 생각되는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에 관한 이슈에 학기제 변경으로서 답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