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인문클럽의 밤’에서 한 해 사업 마무리

2022.12.08 16:40:52

사회적 기업 코코코 행사진행, 송년모임 모범사례 제시

 

어느덧 12월이다. 송년회의 계절이 찾아왔다. 이 때가 되면 동창회, 친목회를 비롯해 사적, 공적 모임 송년회가 줄을 잇는다. 지난 3일 오후 수원문화재단(대표이사 김현광) 문화도시센터가 주최하고 사회적기업 코코코(대표 최윤주)가 주관하는 ‘인문클럽의 밤’ 행사가 책고집(수원시 팔달구 소재)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인문클럽 회원 30여 명이 참석해 한 해 활동을 되돌아보고 사업을 마무리 지었다.

 

필자는 인문클럽 회원이기에 초대장을 받고 모임에 참석했다. 모임 장소가 장안문 인근 책방이다. 그 앞으로 여러 번 지나간 적은 있어도 건물 안에 들어간 적은 없다. 송년회를 책방에서 한다고?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대개 송년회하면 먹고 마시고 떠들고 취하고 그러다가 귀가하는 것이 상례 아니던가? 이런 고교 동창 모임이 싫어 당시 회장에게 개선방안을 제시한 적이 있다. 돌아온 답변은 "그동안 해오던 관행, 임원들 설득하기 어렵다."

 

오늘 모임은 수원특례시 산하재단에서 주관하니 공적인 성격을 띠었다. 때론 재미없고 무미 건조할 수 있다. '괜히 왔구나'하고 후회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프로그램을 알차게 꾸몄다. 3시간 프로그램인데 지루하지 않고 언제 시간이 지나간 줄 모르게 끝났다. 그만큼 주관처에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참가자 만족시키고 행사 주최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소셜드림프로젝트 코코코 최윤주 대표는 "수 개월 동안 만남부터 인문도시주간까지 너무 달려온 인문클럽원에게 만남 자체가 쉼이 되고 활력이 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그동안은 서로를 배려하며 협력과 융합에 초점이 있었다면 오늘만큼은 개인적으로 못다한 이야기, 개인의 재능 등이 드러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너무 진지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서로를 탐색하면서 내년에 함께 할 것들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참여율과 참가자 만족도 높이기"라고 고백했다.

 

이번 송년모임 행사는 총 4부로 기획되었다. 1부 만남의 설레임, 2부 배움의 즐거움, 3부 협업의 기대감, 4부 마무리다. 1부에서는 영역별 시민감독의 소회 발표가 있었다. 또 미니 강의로 책고집 대표인 최준영 작가의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특강이 있었다. 최 작가는 노숙인에게 인문학을 강의한 교수로 알려져 있다. 최 교수는 인문학은 노하우(Know how)가 아닌 노와이(Know why)라고 요약해 알려준다.

 

2부에서는 포스트잇 공유의 시간을 가졌다. '내가 알려 줄 수 있는 것'과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포스크잇에 적어 칠판에 붙인다. 클럽원들의 재능과 욕구를 공유하면서 가르침과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필자는 이순옥 시인이 지도하는 '시 쓰는 법'을 배우고 즉석에서 '그 사람'이라는 시를 써서 낭독했다.

 

 

3부에서는 힐링 야간식사와 '내가 바라는 인문클럽' 발표의 시간이 있었다. 주관처에서 정성껏 준비한 저녁은 꿀맛이었다. 우리 테이블에서는 클럽의 방향을 정기적인 활동 모임 정례화, 다양한 인문클럽 활동과 시민 문호 개방, 우리가 만들어가는 인문클럽 프로그램, 지역을 더 잘 알게 하는 탐방기행, 모였을 때 마음 편한 클럽 분위기 등을 제시했다.

 

4부에서는 피드백과 단체 기념사진 촬영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주관처에서 월드컵 시기에 맞추어 제시한 우리의 붉은 악마처럼 드레스 코드를 안내 받았다. 붉은 상의, 붉은 모자, 붉은 목도리, 붉은색 숄망토, 빨강 나비 넥타이, 붉은색 가방이나 책, 화분 포인세티아 등 아이디어도 다양했다. 한마음이 된 드레스 코드는 2022 카타르 올림픽을 추억하게 할 것 같다.

 

필자가 인문클럽원들과 첫 조우는 지난 6월 12일이다. 인문클럽 리더를 대상으로 라운드 테이블 워크숍을 가졌던 것. 주제는 '인문적 가치가 발현되고 확산되는 관계 맺기'였다. 인문클럽 동료를 만나고 관계맺기를 하면서 5개 활동영역을 정하고 나아갈 방향을 설정했다. 그렇게 출발한 것이 5개월 간 대면모임과 줌모임 여러 차례를 거치면서 지난 10월 3일간의 인문주간 행사라는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우리는 인문적 가치를 공동체 활동, 돌봄과 배려, 로컬 청년문화, 생태환경, 존중과 환대로 정했다. 각 가치별 행사 프로젝트는 '질문은 당연하다; 무엇이든 물어보삶', '몹쓸 가면 무도회', '( ) 위로를 담다', '우리의 먹거리를 알아야 지구를 지킨다', '뻔X펀FUN한 가을운동회' 다. 송년회에서 영역별 시민감독이 나와 우리의 행사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순간이었다.

 

필자가 '인문클럽의 밤'을 칭찬하는 이유는 첫째, 주관처는 수원문화재단과 참가자 동시 만족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철저히 준비된 프로그램 둘째, 참가자의 생각을 이끌어내고 참가자를 주인공으로하는 여유있는 진행 셋째, 간소하지만 영양식인 힐링 저녁 뷔페 넷째, 책방 공간에서 책방 대표의 인문학 특강 기획 시도 다섯째, 월드컵 16강 진출에 맞는 드레스 코드 시대 감등이다. 이번 인문클럽 모임, 송년회의 모범사례로 내세울 만하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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