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 전 국민을 놀라게 한 끔찍한 수원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의 교통사고. 하교하던 2학년 학생이 호매실주민센터 사거리에서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우회전하던 시내버스에 치여 사망했다. 학생 부모는 더 이상의 이 같은 사고를 막고자 자식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필자는 교육자 출신 리포터로서 이런 불행한 교통사고를 막고자 현장을 방문해 한교닷컴에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사고 예방 모두 나서야’라는 기사를 썼다. 부제는 ‘경찰관서, 지자체, 교육기관 등 안전대책 시행 시급해’라고 붙였다. 사고가 일어난 지 벌써 100여 일이 지났다. 사고현장은 어떻게 시설이 개선되었을까? 9월 2일 오전 10시 현장을 방문했다.
달라진 점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거리 대각선 횡단보도 두 군데 포함 총 여섯 군데가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이렇게 바꾸고 보니 보행자가 눈에 확 들어와 운전자는 속도를 늦추고 조심하게 되니 자연히 사고의 위험성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횡단보도 주변 도로에 미끄럼방지 유색포장을 도입해 도로가 붉은색으로 눈에 띄게 변했다. 또 도로 바닥에 ‘어린이보호구역’ 글자를 표시해 운전자들의 조심운전을 유도했다.
셋째, 보행자들이 신호를 기다리며 대기할 때도 눈에 띌 수 있도록 인도 노면을 노란색으로 칠한 ‘옐로카펫’을 도입했다. 횡단보도 8곳 중 여섯 군데에 인도 노면을 노란색으로 했다.
넷째, 횡단보도 대기장소에 카메라와 음성안내보조장치(Voice Care)를 설치했다. 필자가 도로 쪽에 가까이 가니 “위험하오니 차도로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경고 방송이 나왔다. 횡단보도 녹색등이 들어오니 “좌우를 살피며 건너가십시오” 한참 후에는 “다음 신호에 건너세요”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다섯째, 권선구청에서 공사장 가림막에 내건 대형현수막이다. 현수막 내용은 ‘우회전 시 보행자 주의! 30km 속도 준수!’ 우회전 하려는 차량에게 운전 주의 경각심을 주눈 것이다.
종합하면 사고현장의 안전성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누가 이렇게 했을까? 수원특례시라는 지자체다. 수원특례시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체 시설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안전대책을 마련한 것. 어린이보호구역 201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돼 있는 모든 안전시설물을 확인하고, 옐로카펫, 과속방지턱 등 요청사항도 확인했다고 한다.
담당부서를 보니 교통정책과 교통시설팀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현장을 찾아 보강된 안전시설물을 점검하였다. 현장에는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교통경찰과 녹색어머니회 및 학부모폴리스회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이들은 현장 시설물은 물론 어린이 안전을 위한 의견을 가감 없이 나누었다는 소식이다.
수원시는 3년간 총 2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어린이보호구역 전체의 단계별 안전대책 추진 계획을 세웠다. 3년간 순차적으로 어린이보호구역 시설물 정비와 어린이보행안전지도사 추가 배치, 버스 시야확보 감지시스템 설치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순위에 따라 1단계는 74억원을 투입해 18개소에 대한 시설개선이 우선 추진되고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전체 어린이보호구역 정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설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준법정신이다. 적색등에는 정지하고 녹색불에는 진행하는 것이다. 운전자의 경우 과속은 금지이다. 운전자의 안전교육은 필수이고 차량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교통사고 1위국라는 불명예,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그게 선진국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