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미래 밝히는 아름다운 학교, 서울개봉초

2023.10.10 10:30:00

 

교문을 찾기 위해 학교 담을 따라 걷는데 조금 특별한 벽화가 눈에 띄었다. 학교 이름과 일러스트가 어우러지는 타일 벽화와 학교 건물 벽면에 자리 잡은 학교명 조명간판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학생들의 등굣길을 더 안전하고 밝게 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써서 건물 외벽을 재정비했다고 한다.


조명 간판과 커다란 LED 시계는 학교 건물 정면에 자리하고 있다. 낮에는 인근 주민과 학생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밤에는 학교 건물과 주변을 밝혀 안전지대 역할을 한다. 이는 개봉초가 언제나 학생을 위해 깨어있다는 느낌을 준다. 개교 50년이 넘은 오래된 학교가 이렇게 친근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는 것은 내·외적으로 얼마나 세심하게 가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양궁과 육상은 개봉초의 특별한 자랑거리
교문을 들어서니 양궁장이 보였다. 양궁과 육상은 개봉초의 특별한 자랑거리이다. 양궁부는 1979년에 창단되었고, 전국과 서울시 규모의 대회에서 다수 입상하였다. 양궁 국가대표팀의 감독을 포함하여 실업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에는 개봉초 출신이 여럿 있다.

 

더운 날씨에도 선수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개선된 양궁장 안에는 한쪽에 나란히 정리된 활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개봉초가 선수들을 어떤 애정으로 지원하고 고민하고 있는지를 양궁장이 잘 보여주고 있었다.


창단 11년 된 육상부는 전국 대회에 나갔다 하면 1위를 차지한다. 이 정도면 체육 특기 명문이다. 학생들이 초등학교에서부터 전문 코치의 지도를 받아 양궁과 육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참 귀한 기회이다. 학교에서는 전통과 학생들의 특기를 지원하기 위하여 양궁장만 새단장한 게 아니라 운동장 트랙 환경 조성을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개봉초 학생들은 운동부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교생이 예술과 스포츠에서 하나씩 특기를 만들며 건강한 몸과 감성을 키우고 있다. 1인 1예술 체험교육으로 1~2학년은 표현예술활동(움직임 표현교육), 3~4학년은 미디어예술활동(만화애니메이션 교육), 5~6학년은 종합예술활동(연극 교육)에 참여한다. 1~2학년은 칼림바, 3~4학년은 국악 타악기, 5~6학년은 국악 단소·소금을 배우며 1인 1악기도 익힌다. 


학생들은 단순히 활동 참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키운 실력을 매달 학교 방송에서 뽐내는 기회도 가진다. 재능을 실제로 발표하며 결과를 함께 공유하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꿈을 키우는 특기 장기 발표회’를 매달 연다. 개봉초 학생들에게 예술은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이다.


1인 1스포츠 활동도 다양하고 알차게 이루어진다. 학년별로 줄넘기·수영교육·스포츠리그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창의적체험활동 중 동아리활동에도 체육on 동아리가 있어서 형식적인 조직과 운영에 그치지 않는다. 학급 단위 스포츠클럽과 방과후학교 스포츠클럽이 활발하게 운영되며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도 참가할 정도로 자부심이 있는 학교다.


공동체정신이 특히 투철한 학교
개봉초는 역사가 깊은 학교이니만큼 본교 출신의 토박이 학부모도 많은 편이며, 학교와 마을의 공동체정신이 특히 투철한 학교이기도 하다. 아버지·어머니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학부모회 운영도 개봉초의 자랑이다.

 

어머니들이 주축이 되는 독서오름회는 어머니회원들이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책 수선 등의 책봉사를 한다. 2주에 한 번씩 자체 동아리활동을 할 만큼 자발적으로 알차게 운영되는 학부모회이다. 


개봉아버지회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역사 깊고 보기 드문 학부모회이다. 2010년대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아빠들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아빠 육아에 힘이 실리기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개봉초의 아버지들은 아빠 육아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버지들의 교육 기부로 학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학교는 안전과 원활한 운영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하며 공동체교육을 함께 만들어간다. 


지난여름에도 개봉아버지회는 운동장에 대형 워터슬라이드 등을 설치하여 물놀이 행사를 주관하였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3년간 하지 못하였던 아버지회 행사가 다시 열리니 100여 명 넘는 인원이 참석하며 호응을 얻었다.

 

물놀이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아버지와 팀을 이루어 활동하는 경험이 특별했고,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을 전한 바 있다. 그 밖에도 개봉아버지회는 부자녀캠프·등산 등을 자체적으로 계획하고 진행하며 아버지 교육참여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문예체 교육활동과 학부모회 활동은 교사들의 열정과 참여가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한 교사는 교사들이 학교의 특색 교육활동에 자발적으로 높은 애정과  참여율을 보인다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교내 분위기를 전해주었다. 

 

교장실에 학생들을 자주 초대하고
지난 3월에 부임한 도형록 교장은 학교 교육구성원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며 여러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예산 확보와 집행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특히 배움이 있고 안전한 환경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중앙현관을 독서 공간화하는 틈새 공간 활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교장실에 학생들을 자주 초대하고 학생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로 교장실을 바꾸어 가는 점에서도 학생들과 가까이 머무르려는 교장의 의지가 느껴졌다.


학교공간은 미래교육에 발맞춰 개선되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올해 3월 이후에도 본관 외벽 드라이비트 공사 및 외부창호공사, 화단 복구공사, 본관 및 급식동 바닥 청소 및 왁스코팅 등을 실시하여 환경을 개선하였다. 2학기에는 전자칠판(6학년) 설치, 꿈담놀이터, 본관 옥상 안전난간 설치, 특수학급 환경개선 공사, 냉난방 교체 공사 등이 예정되어 있다.


최근 개봉초는 학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체육관 개선을 위하여 애쓰고 있다. 또 학교 옆 목감천 건너편에서 진행되는 아파트 공사로 미세먼지가 우려되어 학생들의 건강을 생각한 교육환경 영향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도 교장은 학생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하여 교육청은 물론 지역주민과 학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였다. 


언제나 학생의 안전과 내적·외적성장을 위해 깨어있고 노력하는 학교, 개봉초의 오름교육이 앞으로도 기대된다.

송은주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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