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거대 양당의 교육공약이 너무 부실하다는 것이다. 21대에는 소수당만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등도 다양한 교육공약을 내세웠다. 오히려 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채 너무 많이 나열해 말의 성찬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였다.
정당 무관심 부정적 영향 미쳐
대선과 달리 총선에서는 지역 차원 공약에 더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중앙당의 (교육)공약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언론도 정당별 총선공약을 별로 다루지 않는다. 이를 알고 있는 거대 양당이 총선공약 제시에 소홀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총선 교육공약 부실은 자칫 차기 대선에서의 공약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지방선거에서도 그러한 경향을 보인다면 교육의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이번 총선에서의 교육공약 부실이 걱정되는 것이다.
지난해 서이초 사태 이후 교권 향상을 위해 많이 노력했기 때문에 교육정책이 소홀히 취급된 것일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상황은 합리화되지 않는다. 거대 정당이 왜 이렇게 돌변했을까? 학령인구 급감으로 유권자 중에서 손자녀가 학교에 다니는 사람 숫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인구절벽이나 출산율 저하와 관련해서는 왜 강한 관심을 보이며 공약을 내놓는 것일까? 이는 아이를 낳고자 하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저출산과 관련된 정책은 상세하게 제시돼 있다.
국민의힘 10대 공약에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돌봄 서비스 민간 확대 및 정부 안심 보증, 늘봄학교 단계적 무상 시행, 방학 늘봄학교 상시 운영 등 돌봄과 양육환경에 대한 공약이 높은 우선순위로 제시돼 있다. 민주당은 저출생 문제 완화를 위한 2자녀 3자녀 가정 지원, 신혼부부지원, 아동 수당 지원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학부모의 교육열과 사회 구성원의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이 있었기에 총선,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등에서도 늘 교육공약이 뜨거운 이슈였다. 그러나 외교, 안보, 경제 등의 이슈가 부각되면서 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10대 공약에 교육을 포함하지 않았으며, 청와대 교육수석도 없앴다. 이 기조는 윤석열 정부에도 이어지고 있다. 다른 나라 경우처럼 교육이 뒤로 밀리면 교육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자체가 암울해질 수 있다. 인적자원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교직단체와 학부모단체는 우리 사회가 교육에 대해 다시 관심 갖고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유도해가야 한다.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
복지는 현재를 위한 지출인 반면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교육공약은 교육의 질 제고와 개인 맞춤형 교육, 그리고 사회 약자 교육에 맞춰져야 한다. 지금이라도 각 정당은 교육공약을 좀더 구체적으로 제시해주기를 기대한다.
교직단체와 학부모단체들은 각 정당의 총선공약을 상세히 소개하고 분석해 회원과 사회구성원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 이들이 총선공약을 바탕으로 각 정당의 교육 철학 및 관심 정도, 그리고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유권자들과 공유한다면, 각 정당도 적극적으로 교육공약을 개발하고 천명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