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를 도입하는 학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IB 교육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는 속에서도 갈수록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탐구하고 독서와 토론, 글쓰기를 통해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미래형 교육이기 때문이다.
미래형 교육 위한 대안
정답을 암기하고 기계적으로 문제집을 풀어대는 지금의 교육으로는 창의적인 인재를 기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도 이제는 저마다 다른 속도로 성장하고, 자기 생각을 꺼내서 표현하는 교육을 해야 할 때다. 현재로서 IB 교육은 가장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있는 미래 교육 모델이다.
물론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개별 피드백이 어려운 과밀학급이 많고,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 의식도 낮다. 게다가 공립학교 교사들은 매일 새로 생기는 행정 업무와 생활지도에 진땀을 빼는 상황이라 IB식 탐구 수업을 준비할 여력이 없다. 또 IB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매년 10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하고, IB 본부가 요구하는 대로 과학실을 보수하며, 원어민 교사도 학교에 배치해야 하므로 추가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스스로 사고하는 강인공지능 탄생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미래인재를 키우지 못하면 나라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한국의 대학 서열화와 과열 경쟁 입시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를 고통에 빠뜨리고 있다. 학생들은 생각할 여유 없이 통 암기와 문제 푸는 기계로 전락하고, 학부모는 비싼 사교육비를 감당하느라 헉헉대며, 자녀를 선행학습의 굴레 속으로 집어넣어야만 한다.
얼마 전 어느 동료 교사는 IB식 수업을 하다가 신문고에 올라온 민원으로 고충을 치렀다. 민원 내용은 수업 시간에 필기할 내용을 알려주는 강의식 수업이 아닌 발표와 토론식 수업을 시킨다는 것이었다. 사교육에 익숙한 학생들이 원하는 교사는 정답을 쏙쏙 짚어주는 족집게 강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수업 중심 학교로 바꿀 수 있어
어떻게 하면 행복할지,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 성찰 없이 어릴 때부터 경쟁과 입시 교육에 목을 맨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서글프다. 삶의 철학 없이 돈이 최고라고 여기는 어른으로, 또 협력보다 비교와 경쟁 프레임에 갇힌 어른으로 자라지 않을까? 세계가 교육개혁을 위해 뛰는 지금, 우리는 언제까지 아이들을 선행과 경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할 것인가?
생명이 위급하다면 낯선 이의 피라도 수혈받아야 한다. 도입 장벽은 높지만, 현재 IB 교육은 협력하는 창의 인재를 기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이다. IB 교육의 평가 제도를 본받아 수능을 변화시키고, 건물 공사에 쓰는 돈을 줄여서라도 55년 된 교육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 학교 현장을 업무 중심에서 수업 중심으로 바꿔 교사들이 수업 준비에 힘을 쏟게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