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선갤러리 ‘김정환 작가와의 대화’ 마련, 시민들 미술 소양 높여

2025.03.21 11:49:18

31일까지 김정환 展에서 작품세계 엿볼 수 있어

 

수원 영선갤러리(대표 김형진)는 지난 15일 오후, 김정환 작가를 초대해 ‘김정환 작가와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주제는 '김정환 작가의 작품 세계'. 갤러리 회원들과 일반 시민들의 미술 작품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이 자리는 수원지역 미술 애호가들이 모여 예술 작품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마침 이곳 갤러리에서는 3월 한 달 동안 김정환 展이 열리고 있다. 김 작가에겐 이번이 제13회 개인전인데 추상화 19점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 주제는 ‘자기만의 침묵(My Own Silence)’. 필자는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 특강을 들으며 작품 감상도 하고 미술계 흐름을 알고자 방문했다. 오늘 모임엔 미술을 좋아하는 수원시민 12명이 동참해 뜻있는 시간을 가졌다.

 

진행은 갤러리 대표의 작가 소개, 참석자 소개, 초대 작가 이야기, 작가와의 대화 순서로 이루어졌다. 작가는 먼저 현재의 국내 정국 상황이 미술계로선 안 좋다고 말하면서 본인의 최근 미술계에서의 활동을 소개한다. 이번 수원 전시가 끝나고 오는 4월 15일부터는 화랑미술제(장소: COEX) 출품 예정이라고 알려 준다.

 

 

그는 2007년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본인의 작품은 검은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점차 파란색의 작품을 늘려갈 생각이라고 한다. 수원과의 인연은 아주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수원에서 7년간 살았다. 그의 본래 직업은 애널리스트인데 요즘에는 화가에 비중을 두어 작업 시간을 늘려 가면서 작품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전시된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흑백작품이다. 한두 점 정도가 청색이 가미되어 있다. 그의 추상화를 처음 보는 사람은 깊은 생각에 빠진다. 이 흑백이 무엇을 말하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필자의 질문에 대한 작가는 “불교에서의 묵(墨)은 침묵(沈默)이다. 흑색은 모든 색을 합친 것이다. 그래서 침묵이 나오는 것이다. 서예도 검은색과 흰색의 대비다”라고 답했다.

 

그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시(詩)를 한 편 쓰는 것과 같다”고 여긴다. 그의 작업이 시작(詩作)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전시된 작품 제목이 모두 ‘묵음(默吟)’이다. 즉, 소리 없이 시를 읊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작가노트에서 ‘묵음(默吟)’이라는 제목이 자신이 즐겨 읽는 선시(禪詩)인 듯하다고 고백한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은 작가의 작업 세계에 대하여 말한다.

 

“먹으로 이루어진, 채워진 화면은 필획이자 문자 혹은 어두운 형상을 거느린다. 서예를 기반으로 해서 가능한 이 작업은 색채 추상인 동시에 필의 기세가 흑백의 조성 아래 힘껏 펼쳐지는 상황을 일구어낸다. 침묵을 거느린 화면은 검은색과 여백이 만든 담박하고 절제된 구성안에서 묵직한 기운을 밀고 나가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 대해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사카우에 요시타로 미술평론가는 “작가의 검은색 그림은 다양한 빛을 흡수하여 깊고도 무한하고 고요하다. 더불어 작가가 그려내는 검은 색은 어둠과 음습함 등으로 다가오지 않고, 깊은 바다나 우주의 공간을 상기시켜 준다. 동양화에서 세계를 하나의 색으로 표현한다고 하는 개념은 먹(墨)을 통해서만이 가능했던 것이다. 김정환은 수수하고 고아(高雅)한 검은 색에 매료되어, 동양 수묵화(水墨畵)의 전통에 따라 익힌 검은 색의 감각을 갈고 닦은 진지한 작가다”라고 말하고 있다.

 

『어쩌다 컬렉터』의 저자인 김 작가는 초보컬렉터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첫째, 미술사에 남을만한 작가의 작품에 주목하라. 7회 이상 개인전을 하고 해외 출품 3회 이상 출품작가를 눈여겨보라고 한다. 그게 바로 블루칩 작가라는 것이다. 둘째, 미술품 가격은 우상향하고 있으므로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구입하라. 처음엔 부담이 적은 드로잉이나 판화를 보아라. 셋째, 무엇보다 자기 취향에 맞는 미술작품을 구입하라.

 

 

영선갤러리 김형진 대표는 “이번 전시는 침묵을 주제로 한 여정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작가의 작업에 대한 진지한 소명 의식이 가벼운 감각과 재미를 추구하는 시대와의 불화를 견뎌내며 새로운 작품의 성과로 꽃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영선갤러리는 미술의 불모지인 수원 영통에 2016년에 개관해 지금까지 30여 회의 특별기획전과 상설전시회를 개최를 비롯해 분기마다 미술계 주요인사를 초청 미술특강을 실시해 수원 화성지역의 명실상부한 갤러리로 발돋움하고 있다.

 

○ 수원 영선갤러리

위치 : 영통구 덕영대로 1471번길 59. 2층(망포역 4번 출구에서 455m 거리).

전시기간 중 관람 시간 : 10:00∼18:00(사전 예약 후 방문 요청. 연락처 031-203-1089)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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