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내각 구성에 아직 퍼즐이 채워지지 않은 교육부 장관직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지명되었다. 그는 중등학교 국어 교사를 거쳐 교육감으로 3선에 이른 풍부한 교육 현장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진보 교원 단체인 전교조의 지부장을 역임한 경력도 있다. 그가 현재로서는 많은 교원 단체와 현장 교사로부터 적임자라는 환영을 받고 있다. 국회의 인사 청문회를 거쳐 공직자로서 그리고 이 나라의 교육부 수장으로서 산적한 교육 현안을 무난하게 처리하며 기대하는 역할을 잘 해 나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필자는 “만약 내가 대한민국의 교육부 장관이라면”이라는 상상 아래 어떻게 현재의 교육 문제들을 헤쳐 나갈 것인지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 잠시 고민에 잠겨 보고자 한다. 여기서 일인칭 지칭으로 변경한 것은 비록 가상이지만 제 삼자의 누구도 아닌 당사자로서 오랜 교직의 경험자로서 실천 의지를 다져보고 특히 교육의 본질 추구에 보다 가깝게 그리고 실감나게 다가가고자 하는 개인적 희망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교육은 늘 논쟁의 중심에 있다. 한쪽에서는 전통의 가치를, 또 다른 쪽에서는 혁신과 평등의 가치를 내세운다. 입시제도, 교육과정, 학제 개편 등 수많은 논의 속에서 때로는 우리가 놓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 나라 교육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본질이다. 만약 필자가 대한민국의 교육부 수장이라면, 그 자리를 권한의 상징이 아닌 한 아이의 이름을 지키는 자리로 여기고자 한다. 이는 교육이 정치 논쟁의 도구가 아닌, 사람을 살리는 철학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람 중심의 교육, 그 기본으로 돌아가야
보수 진영은 교육을 질서와 전통의 가치로, 진보 진영은 교육을 해방과 평등의 수단으로 간주한다.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사실은 한 사람의 온전한 성장을 위한 두 축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그 중간에서, 이념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둔 교육철학을 실현하고자 한다. 지금의 우리 교육은 입시 경쟁으로 중병을 앓고 있다. 아이들은 점수로 줄 세워지고, 교실은 문제 풀이의 공간으로 변했다. 그 속에서 보수의 명분이었던 ‘실력주의’도, 진보의 가치였던 ‘기회의 평등’도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불행한 교육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교육의 방향을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가?
첫째, 삶 중심 교육과정으로 나아가겠다. 이는 단지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다. 교과서에 갇힌 지식보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 즉 미래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 교육을 적극 지향할 것이다.
둘째, 교육을 통해 공동체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을 키우겠다. 이는 실력 있는 인재가 되도록 하되, 그 실력이 공동체를 위한 책임으로 이어지게 하려는 것이다. 자유와 권리를 누리는 동시에 연대와 공감의 가치를 배우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의 반영이다.
셋째, 차이를 존중하는 교육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고졸과 대졸, 특성화 계열(실업계)과 인문계열,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모든 배움의 경로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기회의 평등이며 교육 정의의 시작이라 믿기 때문이다.
넷째,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도록 하겠다. 교사는 교육의 최전선에서 아이들과 호흡하는 사람이다. 정책은 현장에 정답이 있다. 따라서 실시하고자 하는 정책은 현장을 통해 꽃피워야 하며, 이를 위해 교육부는 통제 기관이 아닌 지원과 협력의 동반자가 되도록 변화해야 할 것이다.
이념 아닌 사람을 위한 교육의 실현을 위해
교육의 변화는 느리지만, 아이들을 위한 진심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 보수와 진보의 성향을 의도적으로 구별하여 편가르기 하기보다, 보편적인 배움과 성장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교육부 장관으로서 필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 믿는다.
다시 한번 만약 대한민국의 교육부 장관이 된다면, 현재 산적한 수많은 교육 현안들에 단기적인 해법을 내놓음으로써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교육의 가장 근본인 사람의 눈을 맞추는 교육, 아이들의 모든 삶을 품는 다양한 창의성 교육으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도록 선도할 것이다. 그것이 보수와 진보를 넘어, 우리가 함께 가야 할 진정한 교육의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