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국립대 3곳 선별, 대학 줄세우기 우려”

2026.08.13 17:56:31

국회 교육위원회 이인선 의원 지적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 방식 재검토 촉구
“9개 대학 함께 출발해 특성 따라 차등지원”

정부가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해 9개 지역거점국립대 가운데 3곳을 우선 선정해 집중 지원하려는 방안을 두고 대학 간 경쟁과 서열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대학을 먼저 선별하기보다 9개 대학이 함께 출발한 뒤 대학별 특성과 발전계획에 따라 지원 규모를 달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이인선 의원(국민의힘)은 12일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정부는 지역거점국립대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9개 거점국립대 가운데 올해 3곳을 우선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의원은 특정 대학을 먼저 선정하는 방식이 나머지 대학을 사실상 후순위로 밀어 대학 간 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먼저 정책 목표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교진 장관에게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목적이 거점국립대학을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지역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지역소멸을 막겠다는 것인지”를 물었다. 이에 최 장관이 세 가지 목표를 모두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답하자 이 의원은 현재 지원 방식에서는 ‘지역균형발전’과 ‘대학 간 경쟁’이라는 목표가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9개 거점국립대가 모두 정책에 참여하되 평가 결과에 따라 지원 규모를 차등화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지역 거점국립대 9개 대학이 계획서를 내면 교육부가 평가해서 4~5개는 500억원을 주고 나머지는 200억원을 주든 제출한 계획서를 보고 결정하면 된다”며 3개 대학을 먼저 뽑기보다 각 대학의 특성과 발전계획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산 규모에 맞춰 교육정책의 대상과 방향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 의원은 “앞으로 기획예산처가 예산을 못 주겠다고 하면 교육정책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 돼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대학 선정과 고등교육 정책의 방향은 교육부가 주도하고 필요한 예산은 이에 맞춰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의 연속성 문제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교육부라면 최소한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에 9개 대학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일부 대학만 순차적으로 선정할 경우 정권 교체 등으로 정책이 변경됐을 때 선정되지 못한 대학은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 구분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지난 30년간 지역균형발전 정책에서 적용해 온 권역 구분 기준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권역을 설정하면 대학 간 격차뿐 아니라 지역 갈등까지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섣불리 3개 대학을 선정하지 말고 출발을 같이 해야 한다”며 9개 거점국립대가 모두 참여한 상태에서 대학별 특성과 역량에 따라 차등 지원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중장기 육성계획을 마련할 것을 교육부에 촉구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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