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아동의 학업역량은 세계 최상위권으로 올라섰지만 마음과 신체 건강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학업성취에 치우친 성장 환경에서 벗어나 마음건강 지원과 충분한 놀이·휴식, 정책 결정 과정의 아동 참여까지 보장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영배·고민정·이해식 국회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유니세프 ‘리포트카드 20’을 토대로 우리나라 아동의 삶의 질을 진단하고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유니세프 이노첸티가 OECD·EU 등 경제선진국 아동의 삶의 질을 비교·분석한 리포트카드 16·19·20을 비교한 결과 한국 아동의 학업역량은 11위에서 4위, 다시 3위로 꾸준히 상승했다.
반면 마음건강은 34위에 머물렀고 신체건강은 13위에서 28위, 30위로 떨어졌다. 전체 아동 웰빙 순위도 36개국 가운데 27위였다.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아동은 65%로 조사 대상 36개국 중 일곱 번째로 낮았다. 학업역량의 상승과 달리 아동의 몸과 마음을 보여주는 지표는 좀처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허금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우리나라 아동은 높은 학업성취를 이루고 있지만, 그만큼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학업성취를 넘어 아동의 삶의 질 전반을 균형 있게 보장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참석 의원들은 아동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4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국가 차원의 아동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 마련 ▲예방부터 발견·개입·회복까지 이어지는 다층적 마음건강 지원체계 구축 ▲충분한 신체활동과 놀이·휴식의 권리 보장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인 아동 참여 확대 등이다.
특히 마음건강은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고민정 의원은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예방적 마음건강 지원이 필요하다”며 예방부터 발견·개입·회복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마련해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아동이 생활하는 지역에 따른 환경 격차 해소도 과제로 제시됐다. 김영배 의원은 “모든 아동이 어디에 살든 아동친화적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기준과 지원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관련 법·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육과 성장 과정에서 놀이와 휴식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동 대표로 참석한 장효주 청소년모임 어부바 활동가는 “아이들도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놀고 쉬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 때 아이들의 이야기도 직접 듣고 함께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