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질문 잘하기? ‘직접경험’ 통한 성장 중요”

2026.10.26 23:44:29

인문주간 기념 세미나
기조대담서 의견 제기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질문하는 능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교육에서 자칫 적용하면 ‘사고의 외주화’에 빠져 학생 성장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론이 나왔다.

 

제21회 인문주간(매년 10월 마지막 주)을 맞아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시대, 질문하는 인문학’의 참석자들이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이날 첫 순서로 마련된 기조대담에서 홍진기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사고외주’ 저자)는 수년 전부터 제자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AI 의존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 교수는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의 문장에서 학생이 보이지 않고 있는데, 글은 더 말끔해졌음에도 어처구니없는 실수나 논리적 오류가 갑자기 등장하고 있다”며 “AI에 맡기는 건 좋은 데 불편함을 감수해야 성장할 수 있는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힘들게 선배와의 교류를 통해 실력을 키운 전문가와 미래 AI·디지털 네이티브 사이의 능력을 비교한다면 차이가 꽤 클 수 있다”면서 “우리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에 놀라워하지만, 백열 전구 하나 켜는 정도의 전력으로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는 인간 뇌도 경이로운 수준이다. 이런 반대의 고민도 함께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홍 교수는 AI에 질문하는 능력이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AI에 질문을 잘하면 좋은 답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AI는 질문이 달라도 질문자의 핵심을 파악해서 수많은 답 중 정규분포의 평균값을 내기에 결국 사용자 성향에 따라 살짝 다르게 나오는 수준”이라며 “AI 시대에 간접적인 경험이 넘쳐나고 있는데, 그보다 직접적인 경험을 통한 자기만의 판단을 기반으로 책임질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문학이 기술 발전에 앞서 중요한 가치 등의 가이드를 줄 수 있기를 기대했다.

 

황지우 시인은 인간이 정답보다 오류를 찾아야 하며,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착각’도 계속돼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특히 인문학의 ‘메타포(은유)’는 과학의 발전에 기여한 만큼, 이와 같은 능력 개발로 ‘인간다움’을 찾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황 시인은 “인간은 틀린 생각, 오류의 자유가 있다”며 “위대한 과학기술의 발견 속에는 시적 상상력과 흡사한 은유가 함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AI 강세 속에서 디스토피아로 가지 않을까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안했다.

 

이어진 학술발표에서는 AI 시대 인재상, 교육개혁, 교육 관련 법 개정 방향 등 논의가 진행됐다. 강창우 한국인문학총연합회 대표회장은 “이번 공론의 장에서 다양한 질문을 통해 지혜를 나누고 창의적 비전을 공유할 때 기술 문명의 발전 속에서 인간의 존엄은 더욱 빛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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