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늘어가는 사이버폭력

2005.08.25 11:15:00

사이버폭력은 최근 들어 많이 나타나는 학교폭력으로, 문자로 계속 욕을 보내는 것부터 사이버 상에서 경제적인 아이템 갈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므로 가해자가 죄책감이 덜 느낄 가능성도 있고 그 방법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폭력은 앞으로도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여기서는 대표적인 사례와 간략한 개입방안을 언급하고자 한다.

 

초등 6학년인 A는 늘 반에서 2등을 해왔고, 같은 반인 B는 1등이자 반장으로 늘 칭찬받던 아이였다. 어느날 A가 1등을 하게 되자, B는 아이들을 조장해 인터넷에 A에 대한 안티까페를 개설했다. B는 모든 반 아이들을 까페에 가입시키고 매일 A의 하루 일과를 언급하며 A에 대해 신랄한 욕을 하는 사람은 등급을 상승시켜줬다. 영문도 모른 채 반 아이들이 점점 자신을 멀리하자 이상하게 여기던 A는 우연히 안티까페가 있음을 알게 됐고, A의 부모님은 이를 담임교사에게 알렸다.


A로서는 안티까페 자체가 견디기 힘든 치욕인데다 반 전체가 가담했다는 사실에 분노와 배신감이 클 것이다. 반면 B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를 수 있다. 까페를 만든 것뿐,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나누었다고 합리회할 가능성이 높다. 억울하고, A가 더욱 미워질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우선 증거자료는 남기되 안티카페는 즉시 폐쇄하도록 해야 한다. A에게는 본인의 지금 심정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보게 한다. 또한 같이 점심을 먹거나 이동수업을 할 수 있는 친구를 붙여주는 한편, 상담실을 연계해 충격을 다스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해학생 B에 대해서는 자신이 한 일이 사이버범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A가 작성한 글이나 그림 등을 통해 A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감정적으로 공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사과문을 작성해 학교에 공지하거나 PC 사용을 2개월간 금지하는 등 피해학생의 명예회복을 위해 가해학생이 할 수 있는 일도 정해야 한다. “B처럼 리더십 있는 아이가 친구들을 모두 포용한다면 더 멋진 리더가 될 것이다. 이번 학기 동안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식으로 교사가 아이를 인정하고 약속받는 것도 필요하다.


학급 차원에서도 사이버폭력의 피해와 심각성을 알리고 공동사과 등 반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대안을 탐색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안티까페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기분을 실제로 느껴볼 수 있도록 학급원 전체가 참여하는 역할극을 실시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강 주 현

청소년정보문화센터 상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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