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회 전국교육자료전에서는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과 함께 도래한 4차산업 혁명 시대를 실감케 할 정도로 지능형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출품작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최소성취보장제도’(최성보)와 관련해 교육당국의 가이드가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을 위해 고생길을 자처한 눈물겨운 노력도 묻어나왔다.

◆말 많고 탈 많은 ‘최성보’ 해결 협력
올해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는 교육 현장에서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가장 골칫거리로 떠오른 것이 바로 ‘최성보’다. 예방·보충지도에 정서지원 프로그램까지 고려해 교사가 직접 고안해야 한다. ‘온통(溫通) S.T.A.R.로 통합사회1 최성보 완성하기’(경기 성포고 김보경·김수인·이민섭)가 그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교육당국에서 내려온 지침도 없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으로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예방·보충지도와 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정해진 비율(교육부 개선방안에 따라 사실상 자율화로 변경)에 맞춰 치밀하게 제작한 흔적이 엿보였다는 평이다.
◆AI 활용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나
AI, 에듀테크 활용도의 다양화가 두드러졌다. 주로 활용되던 수학, 영어, 과학, 사회에서 벗어나 체육, 음악, 미술, 특수교육, 인성·창체 등까지 범위가 거의 전 분야로 늘어났다. 특히 실과 분야 출품작 ‘AI와 농업로봇으로 만드는 교실 속 스마트팜’(경남 안의초 김준호·박귀원·박태민·이치홍)은 초등 교실에서 ‘스마트농업’ 기술을 그대로 구현했다. 자율주행 트랙터, 로봇팔, 드론, 레이저 추적기 등 초등 고학년 실과 수업이라는 설명을 빼면 농업 전공수업 장소를 옮긴 것으로 착각할 정도의 수준으로 제작됐다. 체육 교과에서 AI 기술로 학생의 움직임을 교정할 수 있는 출품작도 관심을 모았다.
◆직접 코딩 배워 ‘한땀한땀’ AIDT 제작
인성·창체 분야의 ‘퍼스털 데이터(D.A.T.A)로 출발하는 시나리오 기반 SDGs 여행’(경기 배다리초 김민혜·이예린·임은영·조은해)은 2015년 유엔이 채택한 글로벌 목표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관련 교육을 위해 AI디지털교과서 형태의 일대일 맞춤형 교재로 제작됐다. AI융합교육을 연구하던 터에 SDGs 관련 교재가 없어 학생 맞춤형 교육을 준비하다 보니 코딩까지 직접 배워가며 만들게 됐다. 미술 분야의 ‘그림톡 감정을 그리는 AI 상상 WEP/M 플랫폼’(경북 안덕초 이우준)도 소규모학교에서 쉽지 않은 미술 실기교육을 하기 위해 교사가 코딩을 배운 후 다양한 그리기를 익힐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었다.
◆‘기후 위기 극복’ 환경 교육 다양화
전 세계적으로 심화 상황인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전에는 인성·창체나 사회 분야에서 한정됐던 환경 교육이 이제 거의 전 교과에서 접목되고 있다. 음악 분야의 ‘두드려봐, 에코비트(Eco-Beat):나만의 친환경 카혼, 젬베 만들기!’(전북 성내초 이은철, 신림초 주창휘)는 공동식수용 20리터 생수통, 종이박스 등의 재활용을 통해 나만의 악기를 만든 후 연주해 보는 수업 자료다. 수학 분야의 ‘도형 싣고 떠나는 수학 기차 여행’(경기 청수초 김나영, 은여울초 하영숙, 금란초 황인준)은 재활용 빨대로 연결부위를 결합해 다양한 도형을 만들어 즐겁게 수학을 학습할 수 있게 하는 등 ‘업사이클’(Upcycle,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새 제품 등으로 가치를 높여 재탄생시키는 활동)으로 발전시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