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직 폐지와 교장공모제 도입 등 교직 전체를 뒤흔드는 논란 속에서도 침묵을 지켜오던 부장 교사들이 행동으로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어 파장이 우려된다.
김동석 교총 정책교섭국장은 최근 “7월 19일을 전후해 전국 부장선생님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혁신위 4일 교원정책특위와 7일 본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회장단 회의 등을 거쳐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교총 주최 전국 대회나 시도별 릴레이 대회가 예상된다.
교총이 부장교사대회를 고려하는 것은 최근의 정책변화에 따른 부장교사들의 불만이 수위를 넘고 있다는 판단과 이들의 의견을 수렴한 정책대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김 국장은 “그동안 부장선생님들은 묵묵히 학교의 기둥 역할을 하며 교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기득권이니, 밥그릇 챙기기니 하는 식으로 마치 교감과 더불어 자신들을 승진병에 걸린 사람인 양 매도하는 혁신위의 논의 흐름에 불만 감정들이 표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한 인사는 “혁신위와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면 맡은 수업 다하고 학교일에 매진하는 부장교사들의 역할을 인식하지 못하고, 일이십년 전에 가졌던 부정적인 편견에 사로 잡혀 있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공모제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과열된 승진경쟁으로 교사들이 학생지도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창희 서울 대방중 교사(과학부장)는 “경력돼서 중책을 맡아야 할 위치가 되니까 부장직을 맡는 것이지 승진점수에 연연해 보직을 맡는 교사는 요즘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성을 강변하는 사람들이 왜 교원들의 의견 수렴절차도 없이 교원정책을 바꾸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전국의 부장 선생님들이 모여서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의 또 다른 인사는 “2003년 NEIS 사태 때 실무를 담당하던 정보부장들의 움직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교무부장들이 중심이 돼 보직사퇴를 선언한다면 학교는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