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 자신감 낮았던 공학・의약・예체능계 학생 만족도 높아
교과 자신감 고려, 이수 분량 조절 등 고교 교육과정 설계를
학업과 대학진학 계열 및 직업진로 연계한 맞춤형 지도 필요
대부분의 고교 졸업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에서 고등학교 교육은 사실상 대학진학을 위한 선수학습을 철저히 하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성공적으로 학습을 계속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시기가 되고 있다. 특히,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핵심과 보완 교과를 찾아 그들이 좋아하고, 잘 하는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면 고교 공부는 미래를 준비하는 ‘강점 강화형’ 공부가 될 수 있다.
또 현재 하고 있는 공부와 장래의 직업 생활의 관련성을 명료하게 인식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적 경로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면 고등학생의 학습 동기도 높아지게 된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고등학교 학생들의 교과에 대한 흥미와 효능감에 따라 대학에 진학한 계열이 유의미하였는지, 진학 후 대학 진학 계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는지 살펴보려 한다.
교과 흥미는 개인의 요구, 주의, 가치관, 적성 등이 교과에 관련되어 이루어지는 심리적 요인으로서 내적동기를 형성하는 힘이다. 교과 효능감(이하 자신감)은 학습자의 발달, 성숙, 이해 정도 등이 교과와 관련되어 형성되는 자신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번 분석은 2004년도 일반계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2000명 중에서 2005년도에 대학에 진학한 1391명을 선택해 고교에서의 학습 경험 문항(흥미, 자신감)과 대학 진학 후 7개 계열(인문계, 사회계, 교육계, 공학계, 자연계, 의약계, 예체능계) 만족도를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교과에 대한 흥미, 자신감과 대학 계열의 만족도를 살펴보기 위하여 교과 흥미(5점 척도)에 1,2라고 응답한 경우를 교과흥미 낮음, 4,5라고 응답한 경우를 교과흥미 높음으로 리코딩하고, 대학계열(학과) 만족(5점 척도)에 1,2라고 응답한 경우를 불만족, 4,5라고 응답한 경우는 만족으로 처리하였다. 모든 경우에 3으로 응답한 경우는 이 값이 중간 값을 취하므로 분석에서 제외시키기로 하였다.
이후에 ① 교과 흥미가 높고, 계열에 만족하는 경우, ② 교과 흥미가 높고, 계열에 불만족하는 경우, ③ 교과 흥미가 낮고, 계열에 만족하는 경우, ④ 교과 흥미가 낮고, 계열에 불만족하는 경우로 나누어 네 가지 조합에 대하여 학생의 빈도 및 비율을 살펴보았다. 교과 흥미와 교과 자신감 간의 상관관계를 검정하기 위해 Pearson상관계수를 측정하였다.
교과 흥미와 자신감에 따른 대학 만족도
먼저, 진학 계열별로 교과에 대한 흥미 수준과 대학 만족도를 살펴보자. 인문계, 사회계에선 고교 교과 중에서 국어과, 영어과, 사회과, 음악과, 체육과에 흥미가 높았던 학생들이 대학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이들 교과에 흥미가 낮았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았다. 또 고교에서 수학, 과학, 미술에 흥미가 낮았던 학생들이 인문, 사회계에 대한 대학 만족도가 높았다.
교육계, 공학계, 자연계, 의약계, 예체능계에선 고교에서 국어과에 흥미가 낮았던 학생들이 인문계에 진학한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공학계, 자연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사회과 흥미가 낮았던 학생들이 대학에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예체능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고교에서 수학, 과학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던 학생들이 대학에서의 만족도는 높았다.
이상의 결과에서 각 계열별로 고교에서의 교과들 흥미가 다르게 나타났고, 고교에서 흥미가 낮은 교과를 학습하지 않고 자신의 희망과 선택에 따라 수강 과목을 이수하는 대학 체제에서 대학생들은 만족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습자의 흥미와 선택을 강화하여 학생 개개인에게 제대로 된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흥미를 고려한 강점 강화 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대학 만족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 지 살펴보자. 인문계, 사회계, 교육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고교에서의 사회과에 대한 자신감이 높았고 대학 만족도도 높았다. 반면에 자연계, 의약계, 예체능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고교에서 국어과 자신감이 낮았지만 대학에서는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공학계, 자연계, 의약계, 예체능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사회과에 대한 자신감이 낮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오히려 대학에 진학해서는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미술과는 예체능계로 진학한 학생들을 제외하고 고교에서 자신감이 낮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대학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앞의 논의를 정리하면, 고교 시절 학생들의 자신감의 높고 낮음에 대한 인식 여부는 대학 진학 후 학생들의 계열 만족도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습자의 자신감을 고려하여 교과목 이수 분량을 조절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고교에서 학업과 대학 진학 계열을 연계한 맞춤형 지도를 할 필요성이 있다.
끝으로 대학진학계열에 대한 전체적인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대체로 모든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대학 계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교육계, 의약계, 예체능계 학생들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공학계 학생들의 만족도가 낮았다.
공학계에 진학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충분한 선수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대학에서의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대학에서의 교육과정이나 실습 부족에 대한 불만, 취업난에 따른 직업진로 불안 등으로 나타난 것인지 그 요인을 찾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진학 계열과 교과 흥미와의 관계
진학계열에 따른 교과 흥미 간의 차이를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인문·사회·교육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국어, 영어, 사회, 음악 교과의 흥미가 높았다. 공학계로 진학한 학생들은 과학과에 흥미가 높았으며, 전 계열 공히 음악과 체육에 대한 흥미가 높은 반면 미술 교과에 대한 흥미는 낮았다.
한편 각 계열 내에서의 교과 흥미를 분석한 결과, 인문·사회계 학생들은 과학 교과에 대한 흥미가 현저히 낮았다. 교육계 학생들은 과학과 미술 교과에 대한 흥미가 낮았다. 공학계 학생들은 과학 교과에 대한 흥미는 매우 높은 반면 사회 교과 흥미는 매우 낮았다. 자연계 학생들은 사회와 미술 교과에 대한 흥미가 낮았고, 의약계 학생들은 음악 교과와 체육 교과에 대한 흥미가 높고 수학 교과에 대한 흥미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예체능계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 교과에 대한 흥미가 낮았다.
둘째, 계열에 따른 교과 자신감 간의 차이에서는 인문·사회계는 국어, 영어, 사회, 음악, 체육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고 응답했다. 교육계는 사회, 음악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고 하였다. 공학계 학생들은 국어, 영어, 과학, 음악, 체육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의약계 학생들은 사회, 체육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고 응답하였다.
각 계열 내에서의 교과 자신감을 분석한 결과, 인문·사회계에서는 과학과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낮고, 교육계에서는 과학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낮다고 답하였다. 공학계에서는 수학, 미술 교과에 대한 자신감은 낮고, 의약계에서는 의외로 수학 교과에 대한 자신감이 낮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영어 교과에 대해서는 흥미는 낮지만 자신감은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고, 사회 교과에 대해서는 흥미와 자신감이 모두 높은 것으로 답하였다. 또 계열별로 미술 교과에 대해서는 예체능계를 제외하고 흥미와 자신감 모두 낮게 나타났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대학 진학 계열에 따라 각 교과에 대한 흥미와 효능감이 학생마다 다르다. 이에 따라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적성, 능력과 진로를 고려해 고교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효능감이 발현되는 교육을 강화해 대학에서의 성공적인 학업 수행은 물론, 장차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적절한 학업 진로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고교 교육과정에서 일정한 방향을 주는 과정(track)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교과 흥미와 적성 및 효능감, 진로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교육받을 권리를 누리도록 하고, 올바른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실제적인 진로 교육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