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학생궁전은 방과 후 과학, 예술, 체육 과외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배우는 곳입니다. 어떤 기준이나 시험도 없습니다. 학생들의 재능을 발견해 전문학교로 보내는 것이 소년궁전의 역할입니다.”
8일 남측 교원들은 이른바 국가 과외교양기관인 만경대 소년학생궁전을 찾았다. 매일 유치원 높은 반(6살)부터 중학생(17살․북한은 중학교가 6년제로 우리의 중고교를 합친 것)까지 5천명이 120개 소조실에서 최고 수준의 교원들로부터 특기교육을 받는다.
안내를 맡은 소년궁전 량희경 교원은 “전국 대도시에는 이 같은 소년궁전이 10개가 있고 지역에는 같은 역할을 하는 수 백 개의 학생소년회관과 과외체육학교가 있어 가까운 곳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무료 과외라는 독특한 운영방식에 교사들도 꽤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매일 어떻게 오니? 학교에서 소질이 있어 뽑힌 거니?”
손 수예 소조실에서 꽃무늬 수를 놓던 황현애(만경대 팔걸중 4학년) 양은 쏟아지는 질문에 “이틀에 한번 궤도차를 타고 옵니다. 청년조직동맹의 추천을 받아 왔습니다”라고 또박또박 대답했다.
바둑실에서 집을 세는 한만성(만경대 갈림길 소학교) 군은 이제 2학년이다. 겨우 두 달 째 바둑을 배우는 초급자지만 “조대원 기사처럼 훌륭한 바둑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손풍금 소조실에서는 민요 아리랑을 편곡한 즉흥 연주도 감상했다. 10여명의 학생들이 펼쳐놓는 유려하고도 절도 있는 선율이 귀를 확 잡아끈다. 서예․피아노 소조실에서 기예를 닦는 어린 학생들의 수준도 가히 수준급이다.
“연령층이 다양한데 어떻게 교육하느냐”는 남측 교원들의 질문에 손풍금 지도교사인 임유순 공훈예술가는 “이곳에서는 철저히 개별 교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물론 무용소조 등은 연령에 따라 신체능력에 차이가 있는 만큼 7~11살, 12~16살로 반을 나눠 운영한다.
30년간 소년궁전에서 지도해 온 임 교원은 김정일 장군을 영접하고 금시계를 하사받았으며 훌륭한 제자를 많이 키워내 공훈교원에 올랐다고 량희경 교원은 귀띔했다.
그만큼 소년궁전 지도교원들은 높은 수준에 있다. 서예소조 차영옥 지도교원은 “예체능 대학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전공을 마치고 예술단 등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인재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곳에 배치된다”며 “그 수준과 대우가 중학교원과 대학교원 중간쯤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든 학생들이 소년궁전에만 몰리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량 교원은 “소년궁전은 89년 이후 생긴데다 수도 적어 지역적 접근이 어렵고 그 이전에 생긴 소년회관, 과외체육학교에도 궁전에 버금가는 교원들이 지도를 하고 있다”며 그 이유를 들었다.
일종의 특기적성교육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곳 학생들의 최대 목표는 ‘대학 진학’이다. 또 다른 안내 교원은 “1차 목표는 대학에 가 더 많이 깊이 배우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예술단이나 사회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그렇군요.” 남측 교원들은 ‘동질성’마저 느끼는 모양이다.
궁전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 대한 욕구는 그들이 1시간 동안 펼친 한 치 오차도 없는 현란한 공연에 그대로 녹아 있다. 량 교원은 “무대에 서려는 학생들의 노력과 경쟁은 대단하다. 대학 진학에 무대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