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교감만의 평가를 신뢰할 수 없어 도입된 다면평가는 과연 공정하고 신뢰할 만한가.” 26일 부산교총에서 열린 ‘동료교사 다면평가 토론회’에서는 올해부터 도입되는 다면평가의 객관성․타당성이 도마 위에 올라 다양한 대안들이 쏟아졌다.
발제에 나선 한국교총 김경윤 정책본부장은 “다면평가는 업적평가와 함께 관리직에 필요한 능력과 자질을 개발, 조장하는 목적으로 설계해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평가의 타당성을 위해 ‘복합평가단’ 구성을 제안했다.
김 본부장은 “일정 규모 이상의 학교의 경우, 3학년 담임에 수업연구부원인 A교사에 대해 먼저 동학년 교사가 평가하고, 이어 수업연구부 교원이 평가한 후 합산하는 방식”이라며 “이것이 경력, 학년, 교과별 안배만 거쳐 10명 정도로 구성되는 단일평가단에 의한 다면평가보다는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평가요소와 내용은 전면 재구성돼야 한다”며 “교사 직무영역 중 우선 학습지도 영역에서부터 시행해 점차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평가를 지양하기 위해 ‘교육자로서의 품성’ ‘공직자로서의 자세’는 평정항목을 절반으로 줄이고 대신 학습지도 항목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점수제 경쟁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근평을 절대평가체제로 전환하고, 일정 수준의 실적이 누적되면 심사를 거쳐 상위자격 취득 연수기회를 주고 교원연구년 대상자나 선임-수석교사 자격요건과도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현장교사들은 지난해 말 시범실시한 다면평가가 “갈등만 초래했다”며 “여럿이 평가하는 게 더 낫다는 식의 단순논리라면 차라리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한옥 주원초 교감은 “단지 평정자만 3인 이상 추가됐을 뿐, 과거 교장, 교감이 평정하던 평정요소를 다면평가자인 교사들도 똑같이 사용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평정항목에는 ‘학생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바탕으로 교육에 헌신하는가’가 있는데 도대체 이를 어떤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겠느냐”며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평가내용 개정을 촉구했다.
하남중 김정지 교사는 국가 차원에서 ‘교원평가연구 전문기구’를 구성해 근무실적, 수행능력, 자질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구체적인 평정 내용을 연구․개발할 것을 주문했다.
나아가 매우 ‘이율배반적’이지만 교사들이 타 교사의 학습, 생활지도를 평가하는 게 그다지 객관적이지도, 타당하지도 않다는 지적도 많았다.
백선근 거제초 교사는 “모든 교사가 연간 1회 이상 수업을 공개해 교사의 학습지도를 평가하라는데 내 수업도 바쁜데 그걸 다 참관해 분석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또 한두번 ‘공개수업’만 보고 평가하는 게 타당하지도 않다”며 “생활지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서영균 부산진중 교감은 “관리자의 평가지표와 다면평가 교사의 평가지표를 달리해 실현가능한 지표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여러 보완과제도 제시됐다. 김정지 교사는 “지금도 조기승진한 경우, 1차 중임에 묶여 교육전문직이나 초빙교장 자리를 놓고 과열경쟁을 벌이는 실정”이라며 “승진제 개정 논의가 교장 1차 중임문제, 수석교사 도입문제와 함께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는 학교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영균 교감은 “승진을 위한 점수 반영이 목적이라면 평가 대상을 경력 15년 이상의 부장급 교사로 한정하거나 다면평가 희망자에 한해 실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백선근 교사는 “다면평가의 근본 목적이 피드백을 통한 개인의 전문성 신장과 책무성 제고에 있다면 지금처럼 오로지 근무평정을 위한 평가는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