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교원 정원 동결 방침에 따라 현재 수도권, 광역시 학교들이 겪는 과밀학급 문제와 과중한 주당수업시수 해소는 요원하게 됐다.
지난달 30일 교총이 낸 성명에 따르면 교과부는 내년도 교원증원 인원으로 9000명을 요구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시도교육청들은 “관내 과밀학급 해소와 유치원 종일반 교원 증원, 법 개정으로 인한 특수교사 증원 등 국민적 ‘민원’ 해결이 어렵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구 유입으로 택지개발이 활발한 경기도의 경우, 과밀학급 해소는 정원 동결로 발목을 잡히게 됐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일산․평촌․분당․중동․산본․동탄 신도시의 경우, 초등교 학급당학생수가 평균 35.5명, 중학교 39명, 일반계고 37.5명이나 됐다. 특히 일산 시내 14개 일반계고의 평균 학급당학생수는 41.7명을 기록했고, 동탄 시내 3개 초등교도 학급당 40명이 넘는 등 초과밀 학교다.
학급은 증설되는데 교원이 적정 수 증원되지 않다보니 주당수업시수도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울산 시내 중학 교사의 경우, 2006년 20.9시간이던 주당시수가 올해 22시간으로 늘었고, 고교는 2006년 16.47시간에서 올해 17.38시간으로 증가추세다.
이와 관련 지난달 발표된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원 1인당 학생수는 초 26.7명, 중 20.8명, 고 15.9명으로 OECD 평균 16.2명, 13.3명, 12.6명에 비해 여전히 높다. 또 교원 부족으로 주당 수업시수도 초 26.4시간(×37주=976.8시간, OECD 교육지표 802시간), 중 19시간(×37주=703시간, OECD 교육지표 548시간), 고 17.4시간(×37주=643.8시간, OECD 교육지표 552시간)으로 매우 높은 실정이다.
부족한 교사는 기간제․시간제 교사가 메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초등교 421명 △중학교 387명 △고교 240명 등 교원 1048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현재 교원이 부족한 자리는 기간제 교사나 시간제 교사가 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총은 “수업의 질이 하락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장애인교육법 개정으로 고무됐던 특수교육계도 정원동결 방침에 또다시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지난달 26일 종로구 청와대 들머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장애인교육권연대는 “장애인교육법에 명시된 학급당학생수 감축, 특수교육지원센터 전담인력 배치, 순회교육 내실화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특수교사가 1만명 증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교과부와 면담을 가졌던 교대협도 10일 상경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교대협은 “교과부는 퇴직자 충원만 고려하고 있었다”며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증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발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부는 “불가피한 증원소요는 해당 부처 내 인력 재배치 또는 타 부처 정원을 감축해 충당하기로 했다”는 애매한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