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 읽을지 고민마세요”

2010.07.15 13:53:05

■교사가 선정한 여름방학 추천도서
분야별·학년별로 구분해 25권 선정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게 되는 독서. 그러나 막상 방학이 돼 책을 읽으려다보면 어떤 책을 봐야할지가 고민되기 일쑤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접하게 되는 책은 성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책 선정이 쉽지만은 않다.

이를 위해 현직 교사 80여명이 주축이 돼 모인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이하 책따세)’에서는 이번 여름방학을 위한 추천도서를 선정, 발표했다. 문학, 예술, 과학, 인문 분야별로 학생들의 학년별 수준에 맞춰 25권의 책을 추천했다. 각종 미디어에 발표된 신간과 도서관, 서점 등에서 좋은 책을 찾아 교사들이 직접 읽고 다시 학생들에게 읽혀 반응을 확인한 다음 여러 차례의 토론을 거쳐 합의된 책들이다. 교사들은 간단한 서평도 함께 발표해 책 선택을 돕고 있다.

◇문학
▲완벽한 가족(로드리고 무뇨스 아비아/다림) = 너무 완벽한 알렉스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중1부터 보기에 적합하다. 가족의 완벽함에 숨이 막히던 알렉스가 가족의 결점을 찾아다니면서 이들이 숨기는 엄청난 문제 상황을 발견하고 가족들이 스스로 털어놓게 하려고 애쓰는 과정 등을 그렸다.

김은정 가람초 사서교사는 “도대체 나는 왜 이런 집에 태어났을까라는 생각을 누구라도 한 번쯤은 하게 되는데, 이 책을 통해 완벽한 가족이란 성공적인 결과물보다는 완벽하진 못해도 알렉스 같이 가족을 위한 정성과 노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라며 책을 추천했다.

▲153일의 겨울(자비에 로랑 쁘띠/청어람주니어) = 고집스럽게 자신의 삶을 지키는 한 고독한 늙은이와 그의 손녀 걀산이 보낸 153일의 겨울을 통해, 현대 문명을 살아가는 우리가 지켜야 할 삶의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임신을 한 엄마가 절대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초원에서 양을 치는 고집불통 할아버지에게 맡겨지면서 손녀는 꼿꼿하게 말을 타고 양과 개를 보살피며 살을 에는 광야의 돌개바람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워간다.

백택현 서울 숭문중 교사는 “고집 센 할아버지에게 두려움을 느껴가며 배웠던 자연과의 교감 과정이 얼마나 매혹적이고 멋진 것인가를, 그리고 그 매혹의 한 가운데에 이 어린 소녀와 검독수리와의 가슴 설레는 소통을 느낄 수 있고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진정한 삶의 감각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다”고 소개했다.

◇인문·사회
▲생각한다는 것(고병권/너머학교) = 조영수 서울창문중 교사는 “무기력한 학생을 보면 으레 ‘생각 좀 하고 살아라’라고 말하면서도 도대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쉽지 않고,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고 지혜로운 것인지 몰랐는데, 이 질문에 시원하게 답해주는 책”이라며 “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생각한다’의 여러 의미를 깨닫고 스스로 찾아가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삶의 본질과 행복, 사유, 자유, 우정 등 철학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저자가 직접 겪었던 일과 사회의 사건들, 역사 속 유명한 철학자들의 일화와 이론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들려준다.

◇과학·예술
▲100년의 난제, 푸앵카레 추측은 어떻게 풀렸을까?(가스가 마사히트/살림MATH) = 1904년 프랑스 수학자 푸앵카레가 처음 제기한 이래 100여 년 동안 누구도 풀지 못한 문제. 이 세기의 난제를 풀어 수학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필즈상이 수여됐지만 수상을 거부한 러시아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 박사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일본 공영방송(NHK)의 프로그램 전문 디렉터답게 페렐만의 직장 동료, 고등학교 은사 등을 집중 인터뷰하면서 그의 삶을 조명한다. 허병두 서울 숭문고 교사는 “조금 어렵더라도 참고 이 책을 읽다 보면 천재 수학자들이 어떻게 수학이라는 언어로 세상을 파악하고, 자신의 내면과 맞서며 진리를 향해 다가가는지 알게 된다”고 권했다.

▲나는 오늘도 사막을 꿈꾼다(김효정/일리) = 영화 프로듀서 김효정이 중국의 고비, 칠레의 아타카마, 이집트 사하라 등 세계 5대 사막레이스 1051㎞ 완주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평범하고 가냘픈 커리어우먼이면서도, 동양 최초이자, 전세계 여성 중 세 번째로 사막레이스 그랜드슬래머가 된 김효정 프로듀서의 무한도전 기록이 펼쳐진다.

김면수 부천소명여고 교사는 “인간을 고통과 쾌락의 끝자리까지 데려가는 사막은 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며 “고통이 만병통치약임을, 경쟁보다 연대가 우리를 살아가게 함을 가르치는 사막. 아니 그렇게 거창하게 말하지 않고도 은하수를 이불 삼아 잘 수 있는 곳이 사막 말고 또 어디 있을까? 올 여름엔 학생들에게 진짜 사막을 소개해주고 싶다”며 권했다.


윤문영 ym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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