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대 통폐합 피하기 힘들어
교육대학 평가 결과는 발표 전부터 많은 진통을 겪었다. 당초 사범대학 평가와 같은 27일 발표 예정이었으나, 매년 입학정원을 감축해 온 교대와 사범대의 전임교원 확보율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교대 총장들의 항의가 거세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교대 측의 이의제기는 받아들여졌고, 교과부는 사범대학 평가를 발표하면서 교대의 경우 정원을 감축해 온 정책기조와 연계해 별도 조치를 거쳐 추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교대가 평가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한 데는 C등급 평가를 받게 되면 정원 20%를 감축해야 하며, 정원 감축은 곧바로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감사원은 6200명 수준이던 교대의 입학정원을 4000명 수준으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교대의 입학정원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4년간 1429명이 감축됐다. 올해 교대 입학 정원은 4500명 수준이다.
해마다 정원을 감축했음에도 임용경쟁률은 2005년 1.4대1에서 2009년 2대1에 가깝게 상승했다. 교과부가 향후 2년간 1000명의 정원을 더 감축하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문제는 교대의 입학 정원이 3500명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면, 교대의 거센 반발로 2008년 제주대와 제주교대 간 통합 외에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교․사대 통폐합 움직임에 탄력이 붙게 될 것이라는 데 있다. 현재 500~600명 수준인 각 교대의 입학 정원(경인교대는 843명)이 400명 안팎까지 내려갈 경우 교대는 재정 등의 문제로 존립자체가 힘들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지역 거점 대학(국립대)과의 통합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스스로 20% 정원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C등급 평가를 교대가 어떻게든 피해보려고 모든 노력을 기울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부산교대, 전주교대, 청주교대, 춘천교대 등 4곳은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내년 재평가에서 이들 교대는 살아날 수 있을까. 아니, 통폐합이라는 큰 물줄기를 넘어 교대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