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졸업생을 대학들이 정원 외 5%까지 선발할 수 있는 동일계 특별전형이 2015학년도부터 폐지된다. 대신 3년 이상 취업자를 정원 외로 뽑는 ‘재직자 특별전형’이 확대 추진된다. 이에 대해 일선 현장은 “특성화고 목적상 방향이 맞다”는 의견과 “동일계 전형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분분해 논란이 예상된다.
▲내용=교과부는 6일 특성화고 졸업생의 선취업․후진학을 유도하기 위해 재직자 특별전형을 확대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졸업생이 3년 이상 산업체 근무 후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재직자 특별전형이 2015학년도부터 정원 외 7%까지 확대된다. 현재는 정원 외 2%인 것을 2013․14학년에는 정원 외 4%로 늘리는 등 단계적으로 높인다.
재직자 특별전형은 2010학년도 3개교를 시작으로 2011학년도에는 7개교(581명)가 운영 중이며 2012학년도에는 공주대․건국대․중앙대 등 20개교가 실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반면 2004년부터 도입된 특성화고 동일계 특별전형은 2014학년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폐지된다. 현재 정원 외 5%인 동일계 특별전형 규모를 2013학년도부터는 정원 외 3%로 줄이고 2015학년도부터는 아예 전형 자체를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특성화고 3학년 학생들이 곧바로 정원 외로 대학에 진학하는 길은 봉쇄된다.
교과부는 “특성화고가 대학 진학 통로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취업 중심 학교로 전환시키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의견=이와 관련 일선 학교의 의견은 분분하다.
이영민 전북기계공고 교사는 “동일계 전형은 약간 우수한 학생이 대부분의 학생을 딛고 진학하는 통로로 악용돼 온 측면이 많다”며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 특성화고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재직자 전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정환 양영디지털고 수석교사도 “취업이라는 본래 목적에 충실하려면 동일계 전형을 대폭 줄이든지, 장기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공주대 이광호(전 한국상업교육학회장) 교수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으로, 더 높은 수준의 직업교육을 위해 진학하는 것을 무분별한 진학으로 매도해 차단해서는 안 된다”며 “동일계 전형은 일정 비율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용 경기기계공고 교장은 “동일계 전형 폐지로 특성화고가 또 미달사태를 빚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재직자 전형은 여러 한계 때문에 동일계에 비해 선발인원이 적다”며 진학 욕구 해소를 위해 동일계 유지를 강조했다.
▲과제=동일계 폐지 여부와 달리 재직자 특별전형의 확대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다양한 진학 수요를 감당할 만큼 학과와 인원이 확대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2004년 4987명 선발로 시작된 동일계 특별전형은 이후 2006년 9631명, 2010년 156개 4년제 대학(전문대는 정원 내에서 90% 이상 동일계 전형을 시행 중이므로 정원 외 특별전형을 도입하지 않고 있음) 등에서 1만 2108명이 선발되는 등 점차 확대돼 왔다.
반면 재직자 특별전형은 3년차인 올해 20개 학교에서 1000여명 정도를 뽑을 예정이다. 2011학년도 전형에서도 9개 학교가 하려다 2개 학교가 사정상 접었다. 일을 병행하다보니 수업을 밤이나 주말에 들어야 하는 학생, 야간․주말반을 개설하고 온라인 강좌를 마련해야 하는 대학 입장에서 확대가 쉽지 않은 것이다.
재직자반을 만들다보니 한 두 개 학과로 한정되는 문제도 있다. 현재 7개 대학의 재직자 수강현황을 보면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 한성대 부동산학과 등 한 개 대학에 한 학과에 몰려 있는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 교과부 담당자는 “다양한 학과와 프로그램이 개설되도록 관련 예산(2012학년도 30억원)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