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졸업인데'..추행 가해자 부모 '전학권고' 거부

2012.01.07 15:40:02

"학교의 '전학권고'를 학부모가 거부해 가해 학생들은 학교에 남고, 오히려 피해 여학생이 쫓기듯 전학갔어요. 이게 말이 됩니까"

지난해 7~9월 경기도의 한 초·중등 남학생 8명(중1년 1명ㆍ초6년 7명)이 초등학교 여학생 A(12)양을 추행한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정작 몹쓸 짓을 한 가해 학생들은 전학 권고를 거부해 학교에 남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피해 학생이 전학을 간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인 촉법소년인 가해자들은 현재 수원지법 소년부로 송치됐고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서 머물며 교육을 받고 있다.

해당 초교의 6학년 부장교사는 "가해 학생 3명에 대해 학교측이 10월 14일과 28일 2차례 전학 권고를 했지만 학부모가 '졸업이 얼마남지 않았다'며 거부했다"며 "그러는 사이 피해 학생은 학교를 떠났다"며 씁쓸해 했다.

가해자들이 졸업 전까지 학교에 남기로 하면서 이들과 함께 교실에서 생활해야 하는 학생들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학교측의 전학 권고는 강제성이 없어 거부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가해 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해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의 담당 과장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매뉴얼에 따라 전학권고 등과 같은 징계를 하지만 강제성이 없다"면서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라 전학권고를 거부하면 한 학교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떼어 교육시키는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해당 학교가 학교에 남겠다고 한 가해 학생들에게 등학교시 부모와 동행하고 상담교육도 받도록 조치했다"면서 "학교당국이 학부모를 강제 소환하거나 가해학생을 전학조치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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